이선균·김새론 죽음의 공통점…"악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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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를 노리고 무차별 비방을 쏟아내는 악성 유튜버들의 행동은 이미 도를 넘은 지 오래입니다. 섬네일에 큼직하게 유명인 얼굴 박아놓고는 아무 말 대잔치를 벌입니다. 조회수만 나오면 그만이에요.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이 보는데도 방송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재도 없습니다. 신문 방송보다도 힘이 더 세지고 있는데 아무런 관리도 받지 않는 사각지대가 유튜브입니다. 도대체 몇 명이나 더 세상을 떠나야 그들의 악행이 멈출까요?" (김현정 발언 중)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연예인들에 대한 악플 수준이 배설 수준이다"라며 "사이버 레커가 아젠다 세팅을 하고 여론 조성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15일 YTN라디오에서도 "작년에 이선균 씨 사건도 그랬고, 유튜버들이 계속해서 불안을 조장하고 그러면 연예인들은 설 자리를 잃는 거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유 교수는 "범죄자랑 범죄자 취급하는 거는 다르고 이는 사법부의 몫인데 (연예인이 잘못했을 때) 우리들의 국민정서법이 연예인들에게 세게 적용된다"면서 "자기가 뭔가 할 수 있는 모든 혐오와 모든 모욕을 총동원하니 연예인들도 타격감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돈을 많이 벌 때는 언제고 이렇게 좀 얘기한다고 그래서 그게 어떻냐'는 댓글도 있던데 그 누구에게도 그런 권리는 주어져 있지 않다"면서 "실정법을 어길 정도의 모욕과 명예훼손과 또 사자 명예훼손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그 정도의 욕을 할 수 있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댓글이나 SNS 등에서는 '그냥 아무 말이나 해도 된다', '그들은 연예인이고 공인이다' 이런 삐뚤어지고 왜곡된 어떤 관념이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라고도 했다.유 교수는 사회적인 비판의 수준은 '심리적 무기징역'에 비유했다.

그는 "차라리 자숙 기간이라는 거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있고 법으로 기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있었다"면서 "언제 나갈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직업을 아예 잃는 그런 무기력감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패턴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적 제재라는 게 굉장히 공용화되기도 하고 구제역을 포함한 사이버 레카들이 구속되지 않았나. 그런데 그분들이 자기의 어떤 일을 미화하기 시작했다. 사이버 레커 연합회라는 걸 또 만들어서 뿌듯해한다"면서 "사이버 레커들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비즈니스 모델을 어마어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그들의 행위는 혐오 장사, 모욕 장사라 표현하고 싶다. 이런 선전 선동의 가장 큰 특징은 팩트보다는 톤 앤 무드에 신경을 쓰는 것"이라며 "작은 팩트가 있을 경우 그것을 굉장히 자극적으로 섬네일을 뽑아서 저질 소설을 쓰는 것이다. 그러면 선동하기 쉽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일반인은 바쁘기 때문에 그냥 섬네일만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얘기를 하고 '그럴 수 있어'라고 하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이렇게 되는 것이 큰 병폐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2010년 이후 자살 예방 미디어 이런 연구를 하면서 연예인이 죽었을 때 인터뷰하게 됐다. 국회 토론회도 하고 그러면 그때는 살짝 뜨겁다.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때마다 그냥 또 넘어가는 게 반복됐다"면서 "이 사안에 있어서는 여야도 없고 어떨 때는 국회 토론회 가보면 여당이 주최하면 야당이 없고 야당이 주최하면 여당이 없고 그렇지 않나"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100년 전 프랑스 사회학자 뒤르켐이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그랬다"면서 "악플을 멈추는 것은 어찌 보면 전 세계에서 1위인 자살률 등을 재고하고 분별 있게 행동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선균은 지난 2023년 12월 27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김새론은 2022년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후 재기하지 못하고 지난달 16일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