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에 '흠뻑'…제니가 가장 좋아하는 '이 술' 정체 [영상]

마크롱·제니가 선택한 '200년 전통 佛와인'
"한식에도 어울려요"

'루이 라뚜르' 와인 5종 마셔보니
프랑스 부르고뉴 대표 와이너리
국가 정상들의 만찬 자리엔 술이 함께 한다. 술잔을 기울이며 경직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효과 덕분이다. 특히 국빈 만찬이나 해외 순방에서의 건배주는 더욱 화제가 된다. 통상 그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선택되는데 그 자체로 국가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찬을 가졌다. 이때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대표적 와인 생산자 루이 라뚜르(Louis Latour)의 ‘샤또꼬똥 그랑시 그랑크뤼’를 건배주로 선택했다.

국내 시장에 이 브랜드 와인을 30년째 유통 중인 와인 수입사 아영FBC는 18일 서울 중구 소재 레스토랑에서 루이 라뚜르 와인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마셨던 샤또꼬똥 그랑시 그랑크뤼를 비롯해 샤블리, 뿌이퓌세, 피노누아, 알록스 꼬똥 등 루이 라뚜르를 대표하는 5종의 와인을 시음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음한 와인 5종.  /사진=박수림 기자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음한 와인 5종. /사진=박수림 기자
루이 라뚜르는 부르고뉴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자 중 하나로, 이 지역에서 품질 좋은 포도밭을 가장 많이 소유한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1797년 창립자 루이 라뚜르가 설립한 이후 200년 넘게 대를 이어 경영하며 전통을 지켜왔다. 국내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

토마스 리니에 루이 라뚜르 수출 담당 매니저는 “부르고뉴에는 총 84개의 와인 등급이 있으며 100여 종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루이 라뚜르는 모든 등급의 와인을 아우르는 생산자”라고 설명했다.

부르고뉴는 프랑스 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다. 이 지역의 포도밭은 200~400m의 다양한 고도를 자랑하며 고도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의 와인이 생산된다. 고도가 낮은 평지에서는 토양이 비옥해 지방급(AOC) 와인이 주로 생산된다. 프랑스는 와인을 법적으로 관리하는 등급 체계를 두고 있는데 지방급은 상위 등급의 와인을 의미한다. 고도 300m 지역에서는 특급인 그랑 크뤼와 1급인 프리미에 크뤼 와인이, 400m 이상 고지대에서는 기온이 낮아 포도의 숙성이 느려 산도가 높은 와인이 생산된다.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음한 루이 라뚜르의 샤블리 2023.  /사진=박수림 기자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음한 루이 라뚜르의 샤블리 2023. /사진=박수림 기자
북쪽 끝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진 샤블리는 상큼한 맛이 특징이다. 잔을 흔들면 신선한 과일향이 올라오며 스테인리스통에서 숙성돼 와인 특유의 오크향이 나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다. 샤블리는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샤블리와 달리 뿌이퓌세는 남쪽 지역에서 만들어졌다. 다른 환경에서 재배된 만큼 두 와인의 차이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석회질을 띤 토양에서 생산돼 샤블리보다 좀 더 풍미가 깊고 크리미한 식감이 특징. 짙은 과실향이 나며 옅은 황금빛을 띤다.

레드와인 3종 중 가장 처음 시음한 피노누아는 밝은 루비색에 은은한 꽃향기가 느껴지는 와인이다. 한 모금 마셔보니 산뜻한 산도와 부드러운 타닌감이 느껴진다. 알록스 꼬르똥은 이날 참석한 기자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바디감, 산도, 타닌 등에서 “균형이 잘 잡혔다”는 평이 많았다. 직접 마셔보니 과일의 풍미가 살아있고 부드러운 타닌감이 느껴졌다.

마지막을 장식한 그랑크뤼는 진한 석류색을 띠며 딸기향과 은은한 오크향이 잘 느껴졌다. 마실수록 전해지는 깊은 풍미와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이다.
지난 13일 루이 라뚜르 기자간담회에서 '샤블리 2023'과 냉제육이 페어링 음식으로 제공됐다. /사진=박수림 기자
루이 라뚜르는 최근 성장세가 주춤했던 국내 와인 시장의 돌파구로 ‘한식 페어링’을 내세우고 있다. 브루노 페팡 루이 라뚜르 세일즈·마케팅 디렉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아시아에서 6번째로 많은 와인을 소비하며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았다.

와인은 특별한 날에 고급스러운 요리와 곁들여 마셔야 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냉제육, 봄나물 등과 같이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판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존에도 한정식 전문점이나 삼겹살집 등에서 해당 와인을 만나볼 수 있었지만 향후 판매점 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페팡 디렉터는 “루이 라뚜르 와인을 프랑스 현지 음식뿐만 아니라 한식과도 잘 매칭해서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와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많은 시도를 통해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