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車반도체 내재화…자체설계 제품 본격생산 시작

반도체사업 인수 5년 만에 양산
실리콘밸리에 연구 거점도 신설
현대모비스가 자체 설계한 차량용 반도체를 본격 생산한다. 2020년 현대오트론에서 인수한 반도체 사업을 바탕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겠다고 나선 지 5년 만이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으로 수요가 커진 전장 부품용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전장, 램프 등 핵심 부품용 반도체의 연구개발(R&D)과 신뢰성 검증을 마치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회사를 통해 양산을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전기차의 전원 제어 기능을 합친 전원 통합 칩과 램프 구동 반도체 등을 주로 양산한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 상태를 모니터링해 화재 예방에 도움을 주는 배터리 관리 집적회로(IC)도 차세대 제품을 개발한다.

현대모비스는 내년엔 실리콘 기반 고전력 반도체(Si-IGBT), 2028년과 2029년엔 각각 차세대 배터리 관리 IC, 실리콘 카바이드 기반 전력 반도체(SiC-MOSFET)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자체 개발한 전력 반도체를 기반으로 인버터와 모터 등 구동(PE) 시스템 전반을 모두 내재화한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등엔 반도체 3000여 개가 들어가는데, 자율주행과 전동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필요한 반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전문 연구 거점을 신설한다. 또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를 확대 구축하고, 해외 주요 기업과 R&D 협력 사례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전무)은 “전장 부품용 핵심 반도체 기술을 내재화해 공급망 안정을 돕고 완성차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