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상호관세, 스태그플레이션 부를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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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학자 칼럼 "상호관세,트럼프 몰락 초래"경고
"평균관세 20%시 美 인플레 4%대로 올라갈 것"

메릴랜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이자 칼럼니스트인 피터 모리치는 18일(현지시간) 마켓워치 칼럼을 통해 "상호관세 조치가 결국 트럼프의 지지율을 떨어 뜨리고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모리치는 트럼프의 상호 관세가 1934년 상호 무역 협정법 이후로 시행된 미국의 무역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과 협상한 최혜국(MFN) 관세율 이상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세계무역기구의 기본 규칙을 미국이 가장 명백하게 위반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그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스태그플레이션의 처방전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4월에 상호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세 가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 관세를 인상해도 미국의 무역 적자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미국의 저축 부족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은 재무부 국채와 기타 증권을 해외에 매각하는데 이것이 무역 적자로 반영된다. 미국 가계와 기업 저축의 합계가 미국 정부 차입과 기업 투자를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세계의 기축화폐인 미국 달러는 강력한 수요를 누리고 있다. 세계은행의 구매력 평가 환율과 비교했을 때 달러는 대체로 과대평가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의 상품 가격을 동일화할 경우 구매력 평가 환율은 현재 시장 환율인 미국 달러당 7.25위안이 아니라 약 3.81위안이 된다.
이는 미국이 자국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 구매력을 기반으로 명목 관세율뿐 아니라 산업 보조금과 차별적 규정까지 더해 관세에 상응하는 ‘평균불이익’으로 훨씬 높게 평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는 위에 설명된 방식으로 계산될 것이며 이는 높은 관세로 이어질 것이다. 외국 생산자들도 피해보겠지만, 미국 소비자들도 높아진 가격을 지불하는 만큼 피해를 보게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첫 임기때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3.1%에서 평균 19.3%로 인상했지만 당시에는 미국 물가에 적은 영향만 미쳤다. 그러나 그 때는 세계화로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게 유지됐던 코비드-19 팬데믹 이전이었다. 오늘날에는 기업들이 지정학적 긴장에 맞춰 공급망을 간신히 조정하고 있어 인플레 압력이 당시보다 훨씬 강하다.
이미 미국인들은 끈질긴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는 중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의 수입품에 적용돼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끌어 올리게 된다. 평균 관세가 20%로 인상되면 미국인들은 2%가 아닌 4%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을 보게 될 것이다.
트럼프는 인플레 완화를 선거 운동의 목표로 삼았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이라면 그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모리치는 강조했다.
셋째, 미국 제조업은 이미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제조업은 수입 반도체, 수입 컴퓨터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 오늘날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모든 부품을 미국 부품만으로 만들 경우 차값이 엄청나게 비싸질 것이다.
백악관 무역 고문인 피터 나바로는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 시장을 위해 이런 비용을 감수할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 공급업체의 현재 마진은 6%~7%에 불과하다.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제조업체는 해외에서 일부 생산을 본국으로 가져오고, 적용되는 미국 관세가 가장 낮은 국가에서 공급업체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관세는 수입을 늘리기 위한 전략인가?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수단인가? 이 질문이 불확실하고 답이 없는 한, 미국은 더 큰 사업 위험, 투자 감소, 성장 둔화에 노출될 것이라고 모리치는 경고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