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목 긁힌 뒤 죽은 듯 누워"…안철수 발언 논란

흉기 피습을 당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흉기 피습을 당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유발 하라리 교수와 대담을 지적하면서 지난해 초 부산 흉기 피습 사건을 언급해 논란이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난 3월 5일, 이 대표는 K-엔비디아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에 AI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했다"며 "누가 더 AI를 잘 이해하는지 논쟁해 보자고 해서,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 시간과 장소도 이재명 대표에게 일임했지만, 이후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했다.

안 의원은 "그런데 갑자기 하라리 교수와의 대담 소식이 들려왔다. 본인이 먼저 제안한 공개토론을 꽁무니를 빼고 세계적인 석학과의 대담을 택한 것은, 총을 맞고도 피를 흘리면서도 'Fight'를 외친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며 부산에서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이 대표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한 행동"이라며 "그 정도로 구차하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저와의 토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170석 거대 야당의 대표라면, 스스로 던진 토론 제안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 아마 K-엔비디아 발언으로 당한 망신을 하라리 교수와의 대담으로 만회하고 싶은 생각일 것"이라며 "그렇다고 국민께서 그런 얄팍한 술수에 속겠냐"고 덧붙였다.

안 의원의 글에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은 인간이길 포기했나.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살인미수를 당한 피해자를 두고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이재명 대표'라고 표현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고방식인가. 사람의 목을 찌르는 끔찍한 범죄가 일어났고, 피해자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간신히 살아났는데도, 이를 조롱 조로 묘사하는 것이 정치인의 언어라고 할 수 있냐"고 했다.

전 의원은 "사건 당시에도 국민의힘은 피해자의 생명을 경시하며 '헬기 이송이 특혜냐, 아니냐' 같은 한심한 논쟁을 벌였다. 국민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조차 정쟁의 도구로 삼는 모습에 깊은 실망을 느꼈지만, 이제는 확신이 든다"며 "이들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저버렸다. 이런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정치 이전에 기본적인 윤리조차 망각한 망언"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 신원미상의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 부위를 찔렸다. 가해자인 60대 남성 김모씨는 징역 15년형을 확정받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