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낮음 없는 무등산처럼…"'포용디자인'으로 모두 품을 것"

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8월 개최
'너라는 세계', 포용하는 디자인
최수신 총감독 체제 '포용' 강조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디자인'의 힘을 예술 도시 광주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최수신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67)은 19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올해 11회째를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포용'을 주제로 오는 8~11월 광주 용봉동 광주비엔날레전시관 일대에서 열린다.최 총감독은 "높고 낮음이 없는 무등산을 품은 광주는 포용디자인을 담기에 적합한 장소"라며 "서로 다른 소리가 모여 화음을 이루듯, 차별과 소외를 공존과 배려로 바꾸는 디자인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산업 혁신을 향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자회견에서 최수신 총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자회견에서 최수신 총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자인 미술 축제다. 2년마다 광주비엔날레 미술전과 번갈아 가며 개최된다. 지난 2013년 제5회 행사 이후 12년 만에 광주비엔날레 재단에서 주최한다. 지난 6~10회 행사는 광주디자인진흥원이 진행했다. "미술전과 일원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게 광주비엔날레 재단 측 설명이다.

올해 행사의 지휘봉을 잡은 최수신 총감독은 한국의 1세대 자동차 디자이너다. 1978년부터 대우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200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뒤로부터 포용디자인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미국 사바나예술대학에서 산업디자인 학부장을 맡고 있다.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자회견에서 최수신 총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자회견에서 최수신 총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포용디자인은 다양한 능력과 장애,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디자인 관행을 뜻한다. 이번 행사는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란 주제로 4개 전시관에서 진행되는 본전시와 심포지엄, 대학생 국제교류 행사 등으로 구성됐다.

본전시의 도입부인 1관 '포용디자인과 세계'에선 국내외 포용디자인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2000년대 포용디자인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 시점부터 동시대 대학 프로젝트까지 아우른다. 영국 왕립미술대학원을 비롯한 호주, 이탈리아, 타이완 등의 프로젝트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2관 '포용디자인과 삶'에선 실생활에 접목된 사례를 돌아본다. 최 총감독은 "엘리베이터를 작동하는 버튼의 구조나, 워드 프로그램의 글씨체 등 쉽게 놓칠 수 있는 분야에 숨은 포용디자인을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와 현대엘리베이터, 아모레퍼시픽, 서울디자인재단 등이 부스를 차릴 계획이다.신체적인 제약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도 포용디자인의 주요 관심사다. 3관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는 우리의 삶의 현장과 일터, 거리, 골목을 연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최근 3륜 및 4륜 전기차 비전을 발표한 현대자동차,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퍼스널 모빌리티를 선보이는 하이코어 등이 참가한다.

마지막 4관은 '포용디자인과 미래'를 다룬다. AI와 로봇, 웰빙, 자연 등 4개 분야에서 첨단 기술과 결합한 포용디자인을 살펴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연구팀의 디자인 사례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개막 주간에 맞춘 연계프로그램으로 국제 심포지엄도 기획된다. 패트리샤 무어, 라마 기라우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감독은 "국내외 석학들의 논의를 정리한 뒤 '광주 포용디자인 매니페스토'를 선포할 것"이라며 "세계 디자이너들과 정책입안자들한테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