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핑' 中여행패키지 18만원에 구매했는데…"이럴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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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행 수요 높아지자 상품 경쟁 심화
10만원대 저가 상품도 인기
사전 고지 없는 쇼핑, 선택 관광 강요에 불만 쏟아져

이에 불응하자 일부 일정은 안내하지 않는 등 가이드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30만원가량의 선택 관광 비용을 지불한 A씨는 "상품 비용보다 현지 선택 관광비를 더 냈다"며 "미리 고지해줬다면 해당 상품을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중국 여행 수요가 급증하자 여행사들의 중국 패키지여행 상품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상품이 쏟아지는 와중에 이 같은 고객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비자 발급 비용이 6만~18만원가량 줄어들면서 저렴하게 떠날 수 있는 것도 한몫했다. 대다수 저가형 상품은 쇼핑센터 의무 방문과 선택 관광 포함에도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일단 여행을 떠나는 데 의의를 두기 때문이다.
중국 여행 수요가 높아지자 업계는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모객에 나섰다. 10만원대 초저가 상품도 운영되고 있다. 항공료와 숙박비만 따로 계산해도 최소 20만원 이상 드는데, 패키지로는 이보다 저렴하게 운영되는 셈이다.
통상 저가형 상품은 쇼핑센터 방문, 선택 관광 구매 등이 포함돼 있다. 고객이 사전에 알 수 있도록 상품에 쇼핑센터 방문 횟수 등을 표기한다. 다만 '노쇼핑'이나 '노옵션' 상품임에도 사전 고지 없이 현장에서 선택 관광 상품, 쇼핑센터 방문을 강요받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패키지 상품은 쇼핑과 선택 관광이 추가되는 경우가 있지만 저렴한 여행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인기"라면서도 "지난해 무비자 정책 시행 이후 초저가 경쟁으로 여행객 만족도가 떨어져 자칫 패키지상품 전체를 꺼릴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여행 관련 피해 신고는 전년 대비 63.8% 증가한 2756건이다. 이 가운데 계약불이행(불완전이행)이 569건으로 전체의 20.6%를 차지했다.
여행사의 중국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고객 B씨는 "가이드가 저렴하게 여행을 왔으면 옵션을 선택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며 잠도 못 자게 하면서 밤늦게까지 옵션을 강요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객 C씨는 "옵션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폐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런 소리 들으려고 여행하러 온 게 아닌데 옵션이나 쇼핑 강요 같은 불이익이 없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에 모객하고, 현지 여행사(랜드사)와 가이드는 마진을 맞추기 위해 선택 관광 상품 구매를 강요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여행객은 상품 설명에 없던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피해로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가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랜드사에 배정된 가이드 가운데 일부가 본인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업계 내부에서도 문제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주간, 월간으로 고객 만족도 및 불만 사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노옵션 등의 상품인데 옵션을 진행했다는 불만이 접수되면 현지 랜드사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 가이드 행사 중지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