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타이틀' 동시 겨냥…한투·미래에셋證, 상반기 IMA 취득 나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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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상반기 국내 최초의 종합투자계좌(IMA) 증권사가 등장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IMA 제도 구체화에 박차를 가하며 그간 몸집을 불려온 증권사들이 신청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요건인 자기자본 8조원을 넘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비슷한 시기에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IMA 제도 구체화 막바지 작업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IMA 세부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IMA 제도가 만들어진 2016년엔 8조원 요건을 갖춘 곳이 없었다 보니 구체화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건전성 규제와 원금 지급 상품의 성격 규정 등을 설계 중”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희망하던 IMA 사업 전개에 따른 레버리지 비율 완화나 난외계정(재무제표의 별도 기록 계정) 적용 여부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의 예탁금을 운용하면서 ‘원금 보장’이라는 표현을 최초로 명시하는 계좌다. 은행의 예금계좌와 비슷하지만 수익률은 더 높다. 증권사 관계자는 “조달 예탁금의 70%를 회사채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 등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며 “기업금융 투자 수익을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연 5~6%까지 책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업계에선 IMA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직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두 회사의 인가 신청이 발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요건에 해당하는 곳은 이들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 신종자본증권을 7000억원어치 발행하며 이달 말 자기자본이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초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말 자기자본이 9조9012억원을 기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원래 강점을 지닌 부동산 PF와 인수금융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지분 투자와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등에서 IMA 조달 자금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호' 초대형 IB도 뜬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말 발행어음 조달 잔액이 17조3000억원으로 허용치를 거의 채워 IMA 라이선스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1호 IMA는 신청과 심사 시기를 고려할 때 이르면 내달, 늦어도 상반기 내엔 선정될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금융당국도 실제 IMA 상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증권사와 선제적으로 논의하는 등 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준비 시간을 더 가지려 했던 미래에셋증권도 최근 준비 속도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증권사 중에선 삼성증권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IMA 진출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은 6조9306억원으로 아직 요건은 채우지 못했다. 일단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이 할 수 있는 발행어음 인가를 받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그간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초대형 IB 5개사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사업을 운영하지 못했다.

IMA 세부 가이드라인이 공개된 이후엔 신규 초대형 IB 지정을 희망하는 증권사들의 신청도 초읽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재 요건에 해당하는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이 중에선 키움증권과 하나증권이 6호 초대형 IB 자리를 노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연초 신설한 종합금융팀이, 하나증권에선 경영전략 및 발행 실무 부서를 주축으로 신청을 준비 중이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작년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로 인해 인가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메리츠증권도 내부 방침에 따라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