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티즈 "노동력 대체할 로봇, 연내 출시할 것"

김병수 대표의 AI 경영

로봇 관절 필수 부품 국산화
“모방 학습을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작업용 로봇을 연내 선보일 계획입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로보티즈의 김병수 대표(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공장 노동력을 대체할 피지컬 AI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로보티즈는 로봇 관절에 쓰이는 필수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국산화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로보티즈의 주력 제품인 액추에이터는 모터, 감속기, 제어기, 통신 부품 등을 하나의 모듈로 담고 있다. 기술 경쟁이 치열한 휴머노이드 로봇에는 40~50개 액추에이터가 들어간다. 로보티즈가 미국 등 해외에서 매출의 80%를 벌어들이는 배경이다.

이 액추에이터 사업을 피지컬 AI, 즉 작업용 로봇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구상이다. 생성형 AI를 물리적으로 활용해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피지컬 AI다. 사람처럼 행동하면서 그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피지컬 AI를 구현하려면 액추에이터 기술은 필수다.

작업용 로봇은 공장에서 무거운 부품을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손상 없이 버틸 수 있게 하는 게 액추에이터다. 내구성이 중요한 이유다. 로보티즈의 피지컬 AI는 상용화 직전 단계다. 로보티즈는 지난해부터 정부 지원을 받아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과 함께 피지컬 AI를 공동 연구 중이다. 김 대표는 “프로토타입 로봇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 “연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자율주행 배송로봇사업에 투입하던 자금을 피지컬 AI에 집중할 계획이다.

피지컬 AI 상용화를 위해 2대주주인 LG전자와도 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작년 말엔 삼성전자가 협동로봇,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 기술을 갖춘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며 미래 로봇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와 로보티즈의 협력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로보티즈는 지난해 매출 321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대비 43.3% 증가했다. 적자폭은 같은 기간 9억원에서 29억원으로 확대됐다. 자율주행 배송로봇사업 개발자금으로 100억원 이상 투입된 데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출혈 경쟁’이 지속되면서다. 중국 로봇 가격은 로보티즈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로보티즈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 있던 생산기지를 해외로 돌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아직 대상지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해당국 인건비와 정부 지원을 감안할 때 중국산 판매가 이하까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