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길어지는 헌재…윤석열 대통령 선고일, 다음주로 넘어갈 듯

95일째 숙고…기일 지정 또 미뤄

재판관 이견차 조율 어려운 듯
'흠결없는 결정문' 고심 추측도

26일 '李 2심' 이후 선고 가능성
< 삼엄한 경비 > 헌법재판소는 19일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선고는 다음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 병력이 이날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뉴스1
< 삼엄한 경비 > 헌법재판소는 19일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선고는 다음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 병력이 이날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뉴스1
헌법재판소가 19일까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아 이번주에 결정이 나올 것이란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매번 금요일에 이뤄진 점을 고려해 오는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이후에야 탄핵 선고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헌재는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23일째인 이날까지 선고일을 공표하지 않았다. 헌재가 이번주 선고를 내리려면 늦어도 이날까지는 선고일을 지정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과거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최소 이틀(노무현 3일, 박근혜 2일) 전 기일이 통지된 전례를 고려한 계산이다.

헌법재판관들은 열한 차례에 걸친 변론을 마무리한 뒤 거의 매일, 수시로 평의(재판관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사건을 심리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4일 헌재에 사건이 접수된 후 95일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번주 내로 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심리 기간은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는 역대 최장을 넘어 100일을 돌파한다.

법조계에서는 재판관 정치 성향을 토대로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추측이 난무한다. 윤 대통령 쪽에서 절차적 흠결을 수차례 지적한 만큼 관련 내용에 관한 판단을 결정문에 상세하게 담는 작업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박성재 법무부 장관 사건의 선고 일정이 먼저 또는 윤 대통령 사건과 같은 날로 지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총리 탄핵심판은 지난달 19일, 박 장관 사건은 이달 18일 각각 변론을 마치고 선고만 남겨뒀다. 윤 대통령 측과 한 총리 측은 그동안 대통령 사건에 앞서 한 총리 사건의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비상계엄 관련자로 탄핵 대상에 오른 조지호 경찰청장의 변론기일이 돌연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다. 지난해 11월 1심은 이 대표에게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윤 대통령 파면 여부가 결정되기 전 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면 야당엔 악재다. 이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고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여야 모두 차기 대선 주자 선정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 대표 측은 앞서 재판 핵심 쟁점인 허위사실 공표죄 처벌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하급심 단계에서 선고일을 미리 정하는 법원과 달리 재판관들이 임의로 선고일을 정하는 헌법재판 시스템 자체가 우리 사회의 피로도를 키우고 있다”며 “선고 내용뿐 아니라 날짜에도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돼 다분히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