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의 성공비결은 '유연한 금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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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의 글로벌 북트렌드]전 세계적으로 ‘스토아 철학’이 인기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고대 그리스 철학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왜 사람들은 지금 다시 스토아 철학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일까?
사토 카즈아키 지음
우리에게는 ‘금욕주의’로 알려진 스토아 철학은 사실 ‘현실 철학’이다.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고대 스토아 철학자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삶의 도구로서의 철학’을 가르쳤다. 평온한 마음, 정돈된 삶, 그리고 강인한 정신을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했다. 지금 우리는 성장과 호황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불황이 일상화됐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삶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스토아 철학은 우리에게 겸손과 절제의 미덕을 가르쳐준다.

책에서 소개하는 대표적인 유연한 금욕주의자는 일본의 야구 영웅 오타니 쇼헤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절제하는 삶으로 유명했다. 자신의 목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시각화하는 ‘만다라트’를 통해 계획한 대로 실천하는 삶을 추구했다. 돈, 건강, 관계, 커리어 등 모든 분야에서 철저한 의지와 노력으로 자신을 관리해왔다. 그 덕분에 그는 지금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일본 복싱계의 ‘몬스터’로 불리는 이노우에 나오야 역시 금욕적인 삶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이노우에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그는 옛날부터 훌륭한 선수였지만 10대 때는 아직 괴물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단한 것은 그의 ‘성장률’이다. 보통의 복서들은 챔피언이 되면 연습량도 줄고 생활도 느슨해지면서 왕좌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 된다. 하지만 이노우에는 달랐다. 그는 세계 챔피언이 되고 나서도 10대 때와 같은 속도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챔피언이 되는 것조차 하나의 ‘통과 지점’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움직임이다.”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하면서도 타인에게는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는 유연한 마음가짐, 자신의 분명한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타인을 짓밟거나 무시하지 않고 그 차이를 존중하는 자세, 모든 것을 자신의 힘만으로 이루려 하지 않고, 때로는 주위의 도움을 순순히 받아들일 줄 아는 겸손한 태도, 그리고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축적에 가치를 두는 삶. 유연한 금욕주의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조건들이다. 앞으로 미래 세대가 살아가야 할 새로운 시대의 성공법칙이다. 이 책은 아직도 ‘인생은 한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축적’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환기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