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난 아파트인데…'22억에 살게요' 난리 난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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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부 지역 강남 집갑 상승 온기 확산
"옆세권 아파트, 토허제 재지정 타격 적을 것"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과천 대장 아파트인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3억8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이달에도 23억65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에 근접한 수준에 거래가 맺어졌다. 네이버 부동산과 현지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이 면적대 호가는 현재 24억5000만원에 형성됐다.
부림동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달 20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해 지난달에만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고, 별양동 '과천자이' 전용 59㎡도 지난달 17억2000만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썼다.
신축뿐만 아니라 재건축 대상 아파트도 가격이 뛰었다. 부림동 '주공9' 전용 54㎡는 지난달 18억원에 손바뀜했고, 같은 달 전용 82㎡ 역시 18억7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각각 기록했다. '주공8' 전용 83㎡도 지난달 22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지어진 지 40년이 지난 아파트지만 재건축 기대감에 신축과 가격이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강남과 가까운 판교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있는 '판교원마을11단지(힐스테이트)' 전용 118㎡는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최고가인 17억8000만원과 불과 3000만원 차이다.
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강남권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변한 이후로 과천에서도 상승 분위기가 감지됐다"며 "지난달까지 활발하게 거래됐고, 이달 들어선 높아진 가격에 약간은 분위기가 식었다. 그래도 아직 거래는 간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단지들의 가격이 오르자 아직 짓고 있는 단지들의 가격도 덩달아 강세다. 오는 5월 입주할 예정인 철산동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전용 84㎡ 입주권은 이달 13억2842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철산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광명시에 분양이 집중되면서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설 예정"이라면서 "분양 물량이 많으니 집값이 일부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오는 실수요자들이 많은데 실상은 되레 오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집값이 오르다 보니 이런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 강동구와 바로 붙어 있는 경기도 하남도 예외는 아니다. 망월동에 있는 '미사강변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11일 11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8월12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하반기 소강상태에 접어든 이후 올해 들어 다시 상승세가 확산하길 기다리고 있다. 감이동에 있는 '힐스테이트포웰시티' 전용 84㎡도 지난달 12억9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기록한 12억8000만원을 뛰어넘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강남 3구 등 상급지를 중심으로 한 낙수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그간 상승 분위기가 이미 확산한 상황이기 때문에 규제지역이 아닌 옆세권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늘고 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2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는 9409건이다. 지난 1월 6284건보다 3000건 이상 늘었다. 과천시에선 지난달 124건이 거래됐는데 지난 1월 54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남시도 139건에서 272건으로, 광명시도 137건에서 197건 등으로 큰 폭 늘었다.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109.5를 기록해 전월 대비 5.6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