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이폰서 갤럭시워치 쓴다?…'애플 장벽' 붕괴되나

EU집행위, 아이폰 생태계 겨냥
"타 브랜드 제품과 호환" 지시
애플 "불필요한 규제 묶어" 반발
애플스토어 명동. 사진=애플 제공
애플스토어 명동. 사진=애플 제공
유럽연합(EU)이 애플에 '아이폰 생태계'를 개방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자사 제품 기능을 다른 기업에 무료로 제공하라는 것이라면서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애플이 디지털시장법(DMA)을 준수하려면 아이폰·아이패드 등의 기기에서 다른 브랜드 스마트워치·헤드폰·TV와 같은 제품이 호환될 수 있도록 하는 '상호운용성'을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 예컨대 아이폰에서도 삼성전자 등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워치를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집행위는 이 같은 내용문이 담긴 결정문을 채택하면서 "상호운용성 개선을 통해 개발자들에게는 더 개방적 환경이 제공되며, 유럽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권이 제공되고 혁신적 제품·서비스 출시를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집행위가 애플에 대한 DMA 결정문을 채택한 만큼 개선 조치를 이행해야 할 법적 구속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장은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애플은 집행위 결정에 반발했다. 애플은 "(집행위 결정은) 애플을 불필요한 규제에 묶어 유럽 사용자들을 위한 애플의 혁신 능력을 떨어뜨리고 동일한 규칙을 따를 필요가 없는 기업들에 새로운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도록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애플 제품과 유럽 사용자들에게 좋지 않다"며 "사용자들을 대신해 우리의 우려를 이해하도록 집행위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집행위가 지난해 3월 DMA를 전면 시행한 이후 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행위는 이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구글 검색·구글플레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DMA를 위반했다는 예비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구글이 사용자에게 검색 결과를 제시할 때 자체 서비스를 유리하게 표시하는 '자사 서비스 우대' 행위를 했다는 것이 골자다.

집행위는 최종 판단을 거쳐 법 위반이 확정되면 '비준수 결정문'을 채택하겠다고 예고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