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 전쟁의 의외의 승자 ? ... 年 2000억 추가 수익 내는 고려아연 [김우섭의 헤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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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고려아연 고위 관계자는 “희귀금속 가격 급등과 함께 회사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과 ‘무역전쟁’에 맞서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통제에 나서자 희귀금속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희귀금속은 안티모니다. 안티모니는 탄약과 미사일, 포탄 제조 등 방산 핵심 소재로 분류된다. 중국이 군사적 용도가 많은 안티모니 수출을 금지해 미국과 유럽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밖에 텐트와 커튼 방염·난연제, 전선피복 난연제, 대시보드 등 차량 내장재에도 활용된다. 첨단 소재 분야에서 활용 분야가 늘어나는데 공급은 줄자 작년 1월 19일 t당 1만3300달러이던 안티모니는 지난달 28일 6만2000달러로 1년 만에 4.7배 올랐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납) 정광 안에 포함된 극소량의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5년부터 안티모니를 생산하기 시작해 2007년 삼산화안티모니 공장을 준공했다. 2014년엔 안티모니 증설투자를 결정하고 습식제련 공법을 적용했다.지난해 기준 생산량은 3604t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생산량을 최대 4000t까지 늘릴 예정이다. 한국의 연간 안티모니 수요량(4000t)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려아연이 생산 중인 인듐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듐은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당 380달러에서 400달러로 5.3% 올랐다. 작년 1월 3일(㎏당 260달러)과 비교하면 53.9% 상승했다. 인듐은 스텔스 전투기 등에서 전자파 흡수 물질로 사용될 뿐 아니라 반도체 기판과 태양광 패널,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도 쓰인다.고려아연은 지난 1월 인듐으로 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억원에 불과했다. 연간으로 보면 300억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희소금속 가격은 꾸준히 오를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국 경제 제재가 날로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분쟁이 생길 때마다 희소금속 수출 통제를 압박 카드로 사용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 관세를 끌어올리자 2023년 8월 디스플레이 및 태양광 재료인 갈륨과 열감지기 등에 쓰이는 게르마늄의 수출을 통제했다. 그해 12월에는 희토류 가공 기술 수출을 금지했다. 작년 9월부터는 안티모니 수출도 막았다. 최근 미국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텅스텐과 비스무트, 인듐 등의 수출 통제 조치도 발동했다.▶ 희소금속
생산량이 적고 생산지가 한정된 금속. 미사일 등의 필수 재료인 안티모니와 반도체 및 2차전지 등에 쓰이는 리튬·몰리브덴, 희토류(란탄, 디스프로슘 등 17종)가 포함된다
김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