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 주고 왜 국내여행 가요?"…초유의 사태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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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이용 승객 국내선 감소·국제선 증가
임시공휴일 지정에 해외여행 수요 몰려
국내 여행객 감소 '바가지요금', '서비스 품질' 논란 꼽혀
'여행가는 달' 확대 '여행가는 봄' 캠페인 전개
"내수 경기, 국내 관광 활성화 총력 기울일 것"

지난 삼일절 연휴에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30대 직장인 정모 씨는 "바가지 물가 생각하면 국내 여행 경비도 해외여행만큼 드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씨의 말처럼 매년 끊이질 않는 바가지요금과 서비스 품질 논란에 국내 여행 선호도가 매년 낮아지고 있다.2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선 항공 승객(출발 기준)은 423만9629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97만9336명) 대비 1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제선 항공 승객은(출발·도착 기준)1572만3924명으로 전년(1445만6334명) 동기 대비 8.8%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업계 관계자는 "1~2월은 동계 성수기로 겨울방학을 이용한 해외여행객이 몰리는 시기"라며 "올해는 1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연휴가 길어지면서 수요가 더 높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전년 동월(277만명) 대비 7.3% 늘어난 297만명으로 집계됐다. 설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내수 진작'을 취지로 지정한 임시공휴일에 많은 국민이 해외여행을 선택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설 연휴(1월24일~2월2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행객 중 국제선 이용객은 217만6469명으로 전체 여행객의 99.3%에 달했다. 3월은 각급 학교 개학·개강으로 국내외 여행 모두 수요가 줄어든다. 비수기에 접어드는 셈이다. 다만 1~2월처럼 국내 여행 수요가 해외여행 대비 낮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본격적인 봄꽃 개화가 시작되면서 한국인 인기 벚꽃 여행지인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많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일각에선 국내 주요 관광지 바가지요금 논란에 '국내 여행은 비싸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걷히질 않아 국내 여행 선호도가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2박3일 국내여행 총비용보다 더 큰 액수를 해외여행 1일 비용으로 지출한다"면서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 등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대다수의 사람이 믿으면서 꾸역꾸역 해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 작년 숙박여행 1회당 여행자가 지출한 총경비는 국내 23만1000원, 해외 176만5000원으로, 해외여행이 국내여행의 7.6배에 달했다. 또한 여행객이 예상하는 해외여행 경비는 실제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3박4일 일정의 여행비용을 예상해 보게 한 결과 제주도가 86만원, 일본은 110만2000원으로 일본이 1.3배였다. 그러나 실제 일본 여행비는 제주도의 2.2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여행가는 봄' 캠페인 통해 국내 여행 활성화 나서
우선 이달 말일까지 진행되는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는 다음 달 6일 입실 상품까지 비수도권 지역 숙소 최대 3만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또 품질인증업소 492개소와 해안에 접한 연안지역 기초지자체 숙박 상품 구매 시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철도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KTX 여객·관광상품 결합 구매 시 KTX 탑승권을 주중 50%, 주말 30% 할인한다. 서해금빛·남도해양·동해산타·백두대간협곡· 정선아리랑 등 정기관광 열차 5개 노선은 운임 50% 할인, 내일로패스 탑승권은 1만원 정액 할인한다.
다음 달에는 국토 외곽 약 4500㎞를 잇는 '코리아둘레길 걷기여행주간'을 추진해 대국민 걷기여행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국 자전거 동호회·애호가들이 참여해 국토 종주 코스를 발굴하는 자전거 자유여행 캠페인과 장애인의 날과 연계한 최초 '열린여행 주간'도 실시한다.
5월에는 '해양관광 캠페인', '야간관광 페스타'를 개최한다. '바다가는 달' 5월 한 달간 79개 연안 지역 숙박시설을 2만~3만 원 할인하고 요트·서핑·카약 등 해양레저 체험권 30% 할인, 해양관광 종합(패키지) 상품 특별 할인을 제공한다.
인천, 통영, 부산 등 10개 야간관광 특화 도시에서 연속으로 열리는 '야간관광 페스타'에서는 지역별 '캔들라이트 순회공연'과 함께 도시별 차별화된 야간관광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제공한다.
이어 "숙박세일페스타, 기차 여행, 교통편 등 서비스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개선하고 있다"며 "국내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의 뒷받침을 하겠다"고 덧붙였다.업계 관계자는 "성수기 대비 저렴한 데다 추가 할인 혜택까지 더해져 국내 여행 매력도가 높아졌다면서도 바가지요금 이미지, 서비스 품질 논란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