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차전지 스타트업, 배터리 신사업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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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딛고 새 사업모델로 글로벌 진출 '가속'부산지역 2차전지 분야 신생 기업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딛고 각양각색의 사업 모델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섰다. 초소형 전기차로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대체하거나 골프카트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팩 개발로 수백억원어치 일감을 확보하기도 했다.
BSP솔루션, 교환형 배터리팩
튀르키예와 200억 납품 계약
초소형 전기차로 배달시장 공략
코뱃, 골프카트 등서 400억 일감
우주 발사체용 배터리팩 개발도
부산TP "기회특구 등 지원 강화"
◇초소형 전기차, 배달시장 질주하나

이번 계약으로 BSP솔루션 매출은 지난해 41억원에서 올해 400억원대로 10배 가까이 뛸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최근 교환형 배터리팩에 대한 KS표준을 만들어 각종 성능 시험을 인증한 데다 BSP솔루션이 제조하는 교환형 배터리팩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셀이 적용돼 중국산 제품보다 출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BSP솔루션 사업은 초소형 자동차 생산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수탁생산에 들어간 네덜란드 초소형 전기차 ‘카버’의 생산 규모가 올해 1000대 이상으로 확대됐다. 배터리팩 제조와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을 포함해 자동차 제조 기술 전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르노코리아와 LG에너지솔루션을 거친 최순태 대표를 중심으로 기술력을 축적해 국내 완성차 업체와 차기 초소형 자동차 수탁생산 계약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BSP솔루션은 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초소형 전기차로 대체하고 갈수록 커지는 배달 시장을 초소형 전기차를 앞세워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우주발사체용 배터리팩도 넘본다
2019년 설립된 코뱃은 지역 배터리 패키징 기술의 강자로 꼽힌다. 코뱃은 2022년 인공위성 누리호에 배터리팩을 납품했으며 2023년에는 현대자동차 EV 포터에 전원공급장치를 공급했다.골프카트용 전원공급장치는 코뱃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기술을 국산화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통신 호환까지 가능한 제품으로 국내 골프카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코뱃은 지난해 공격적으로 수주 영업을 벌인 결과 총 400억원어치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면서 코뱃은 배터리팩 분야 시장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ESS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백종현 코뱃 대표는 “지난달 필리핀에 해외 법인을 설립해 현지 건물에 ESS용 배터리팩 공급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에는 통학 차량용 보조전원장치를 시범 공급했으며 연내 물량 확대가 확실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뱃은 누리호 배터리팩 납품 실적을 토대로 관련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우주발사체 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스페이스X가 엔진과 모터를 동시 연소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에 착안해 우주발사체 추진체용 배터리팩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부산테크노파크 관계자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지역에서 다양한 2차전지 관련 기술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모빌리티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으로 지원책이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