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3.6조 유증 결정…"방산·조선·우주항공 투자 확대" [종합]

20일 이사회서 3.6조 규모 유상증자 결의

"해외 지상방산·해양방산·조선해양 거점 투자"
"미 해양방산 및 조선 강화 적극 대응"
"2035년 전사 매출 70조·영업익 10조 목표"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300여개 기업이 개발에 참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300여개 기업이 개발에 참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발행 물량 중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됐다. 기존 주주는 보유 주식 10주당 약 1주를 청약할 수 있다.예상 신주 발행가는 60만5000원이다. 신주 발행가는 5월 29일 최종 확정된다. 구주주 청약 예정일은 6월 3~4일이다. 신주는 같은 달 24일 상장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가운데 1조6000억원을 해외 현지 공장 설립과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정학적 긴장과 각국의 방위력 강화 정책에 따라 방위비 증가 및 지상무기체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유럽과 중동은 단순 무기 구매 보다는 현지 생산 투자를 조건으로 한 협력 모델을 선호해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9000억원은 국내 사업장에, 8000억원은 미국의 해양 방산·조선 생산 거점 확보에, 3000억원은 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 투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해군 함정 조달 및 유지보수 및 정비(MRO) 시장이 향후 10년 이상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지속적인 이익 및 기업가치의 증대로 이어졌던 것처럼, 전략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티어로 한 단계 더 도약함으로써 다시 한 번 기업가치의 퀀텀 점프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유상증자 여파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까지 밀렸다. 오후 5시33분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규장 종가 대비 7만2000원(9.97%) 내린 65만원을 기록 중이다. 시간외거래에서 하한가 폭은 종가 대비 -10%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