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장원영도 푹 빠졌다…2030 女 열광한 '핫템'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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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많이 담을 수 있는 '보부상백' 인기
인기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자신의 가방을 두고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한 이야기다. 제니는 평소 즐겨 드는 것으로 유명한 큰 가방인 코스의 ‘퀼티드 백’(사진)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이처럼 답했다.
일명 '구름백'이라고 불리는 퀼티드 백은 가볍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괜찮은 제품으로 알음알음 인기를 얻다가 제니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착용 사진을 올리면서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올라갔다. 공항 출국장, 비행기, 해외 등 제니의 일상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사진이 노출되면서 ‘제니 가방’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결국 품귀 현상까지 빚어진 이 가방은 웃돈받고 사고파는 ‘희귀템’이 됐다.
미우미우·루이비통이 제시한 올해 유행 가방은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우미우·질샌더·루이비통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내놓은 넉넉한 크기의 보부상 가방이 인플루언서나 셀럽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대중적인 브랜드에서도 잇따라 유사한 크기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빅백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지난해 미우미우의 봄·여름(S/S) 시즌 런웨이에선 너무 짐을 많이 넣어 지퍼를 닫지 못하는 ‘오버스터프 백’(Overstuffed bag) 스타일이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인기 스타 아이브 장원영도 자신의 SNS에 오버 사이즈 백을 연출한 사진을 올려 글로벌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패션 인플루언서 영상 100건 봤더니
큰 사이즈 가방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이랜드월드 여성 SPA 브랜드 미쏘는 올해 초 다양한 빅 사이즈 가방을 출시하면서 1~2월 잡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급증했다. 미쏘는 빅백 중심으로 잡화 카테고리를 강화하면서 연 매출 500억원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랜드 미쏘 관계자는 “100여건 넘게 영상과 콘텐츠에 달린 댓글들을 전수 조사해보니 여성들이 미니 사이즈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다 챙기지 못한 노트북과 에어팟, 지갑은 물론 파우치나 여성용품 등 필수 소지품이 많았다”며 "빅 사이즈 가방을 출시하게 된 이유"라고 소개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미니 사이즈 가방을 들다 보니 오히려 빅백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것”이라며 “최근 고객들 사이에선 ’디자인에 홀려 작은 가방을 구매했는데 애매한 수납력 때문에 불편하다’는 의견이 감지된다. 디자인보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강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