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밍런치] 강유빈 "암호화폐의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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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빈 논스클래식 대표
딜로이트에서 논스클래식까지
창업과 블록체인에 대한 열정
"블록체인 대체재 없어"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눈다.' 블루밍런치의 기본 취지입니다. 크립토 씬(Crypto Scene,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일과 삶을 전합니다.
소스 코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한 빌 게이츠의 첫 회고록이다. 지난달 출간돼 전 세계 테크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웹3 엑셀러레이터 논스클래식(nonce classic)을 이끄는 강유빈 대표가 최근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책도 '소스 코드'다. 빌 게이츠는 강 대표가 유년기부터 선망했던 인물이다. 그가 크립토 씬에 뛰어든 근본적인 계기 역시 빌 게이츠의 영향이었다.
강 대표를 서울 역삼역 인근의 한식당 고갯마루에서 만났다. 이곳은 오래된 가정 주택을 개조해 근교에 있을 법한 분위기가 나는 식당으로 주변 직장인들에게 닭볶음탕 맛집으로 통한다. 직장인 수요가 많아 평일 점심이 가장 붐빈다고 한다.
자주색 니트에 검은 코트를 입은 강 대표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식당에 들어왔다. 음식은 미리 예약한대로 닭볶음탕 소(小)자를 주문했다. 그는 "사무실이 근처에 있어 일하는 날 동료들과 자주 오는 식당"이라고 말했다.
미리 예약한 덕분에 음식은 금방 나왔다. 불을 올리고 닭볶음탕이 끓기를 기다리며 강 대표와 얘기를 나눴다. 강 대표는 "학생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장래희망란에 항상 '기업가'를 적었을 정도"라고 했다. 대학 진학 당시 고민 없이 경영학과를 전공으로 고른 이유다.
딜로이트에서 접한 블록체인
대학에서도 창업에 대한 관심은 이어졌다. 학교에 연합전공으로 신설된 벤처경영학을 1기로 이수하기도 했다.
첫 직장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였다. 강 대표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딜로이트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일했다. 강 대표는 "(직장을) 컨설팅 회사로 선택한 이유도 결국 창업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며 "딜로이트에서 일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처음 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딜로이트는 급성장 중인 블록체인 산업으로 컨설팅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다. 이에 강 대표도 딜로이트에서 블록체인 관련 리서치를 진행했다. 그가 암호화폐 산업에 매료된 것도 이 때다.
강 대표는 "암호화폐는 금융 산업에서 이뤄지고 있는 파괴적 혁신"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금융 혁신은 역사적으로도 드문 일"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를) 공부할수록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시기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며 말을 이었다. 그 기회는 알파논스(alpha nonce)에 있었다. 알파논스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업체로 출발한 암호화폐 투자사다. 강 대표는 알파논스 공동 설립자로 합류해 2년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했다. 그는 "(알파논스 측에서) 이직을 고민할 시간을 딱 하루 줬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시기라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회사를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알파논스 사무실이 있던 논스와도 연을 맺었다. 논스는 신생 블록체인 기업가의 '베이스캠프'를 표방하는 커뮤니티로, 공유 오피스와 코리빙(공유 주거) 공간을 함께 운영한다.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인 국내 대표 블록체인 스타트업 DSRV도 논스에서 출발한 회사다.
강 대표는 알파논스에서 일하는 동안 아예 논스의 코리빙 공간에 입주해 생활했다. 논스클래식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 역시 그곳에서 만났다. 강 대표는 "논스는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도록 해준 '창업 안전망' 같은 공간"이라며 "배우자도 논스 커뮤니티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대체재 없어"
논스 얘기를 하던 중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옮겼다. 강 대표와 향한 곳은 스페셜티 카페인 커피스니퍼 역삼 센터필드점. 역삼역에서 약 600m 거리에 있는 카페로 한쪽 통창을 통해 건물에 조성된 작은 공원을 볼 수 있다.카페에 도착해 강 대표와 필터 커피를 주문했다. 선택한 원두는 '페루 산 후안 게이샤 워시드'로, 커피스니퍼는 이 원두에 대해 "첫 모금에는 핵과류의 산미가 있고, 이어 허브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정말 허브 향이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강 대표는 "크립토 씬의 진입장벽도 다양한 기회를 만드는 특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은 아직 규제가 불분명한 '회색지대'가 많아 몸집이 작은 스타트업에 최적화된 환경"이라며 "(암호화폐에 대한) 잘못된 편견도 일종의 진입장벽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매력으로는 '속도'를 꼽았다. 강 대표는 "암호화폐 대표 자산인 비트코인 가격만 놓고 봐도 사이클은 있지만 전체 시계열을 보면 가파른 속도로 우상향을 했다"며 "암호화폐의 가치를 믿는 사람의 수도 수천만 명 단위에서 '억' 명 단위로 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 발전 속도는 과거 인터넷 보급 시기보다 빠르다고 봐야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가 이끄는 논스클래식으로 대화 방향을 틀었다. 강 대표는 "올해는 회사에 정말 중요한 해"라며 "2022년 처음 집행한 투자 성적표가 올해 나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부터 투자와 엑셀러레이팅의 성과를 현금화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암호화폐) 시장 흐름이 내부 예상대로 간다면 좋은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중장기 목표는 논스클래식을 자산운용사로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형 벤처캐피탈(VC)이나 자산운용사가 암호화폐 산업에 진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는 곧 대형 투자사보다 자본 규모가 작은 VC나 액셀러레이터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형 투자사에게는 장기적으로 사모시장보다 '퍼블릭 마켓'에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저평가된 프로젝트를 찾고 꾸준히 우상향할 토큰에 투자하는 가치투자 역량을 갖추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일 외의 일상도 물었다. 강 대표는 "암호화폐 산업 특성상 일과 휴식을 명확하게 경계를 짓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주식 시장과 달리 24시간 운영되는 데다가 미국 등 시차가 큰 해외에서 발생하는 이슈도 적지 않은 영향이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도 주말에는 가급적 쉬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며 "최근에는 아내와 함께 아침마다 차를 마시며 명상과 독서를 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대화를 마치고 카페 앞에서 강 대표와 헤어졌다. 인사를 나눈 후 시계를 보니 강 대표를 만난지 2시간이 훌쩍 넘어 있었다. 강 대표는 카페 앞 작은 공원을 통해 건물을 떠나고 있었다.
본 인터뷰는 특정 식당이나 브랜드로부터 지원이나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았으며, 상업적 의도 없이 진행됐습니다. '블루밍런치' 코너는 인터뷰이가 선호하는 단골 식당에서 격식 없는 분위기 속 자유로운 인터뷰를 담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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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블루밍비트 기자 gilso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