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번엔 '분식회계' 의혹?…"장부서 2조원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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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테슬라 14억달러 분식회계 의혹 제기
자본지출 63억달러인데 자산 49억달러만 늘어
머스크 DOGE 집중하는 사이 테슬라 악재 분출
사이버트럭 4만6000대 리콜…출시 후 8번째
독일 공장선 노조 영향받아 "근로조건 개선"
밴쿠버선 反머스크 감정에 오토쇼서 배제
테슬라 강세론자도 "머스크 결정의 순간"

"머스크 내부 통제 잃었나"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지난해 하반기 테슬라의 대차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테슬라가 '금융 리스를 제외한 부동산 및 장비 구매'에 63억달러로 지출한 반면 '부동산, 공장 및 장비' 가치는 49억달러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14억달러 규모의 회계 공백이 발생한 셈이다. 루지 헤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회계학 교수는 "보고된 수치가 완전히 합산되지 않는 경우는 대부분 이러한 계정(유형자산 및 관련 감가상각 누계액)의 순 변동만 볼 수 있고 진행 중인 모든 세부 거래를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가 일부 고정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수·합병(M&A) 또는 환율에 따른 변동이 있을 때 숫자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테슬라의 장기 자산 80%가량이 미국에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조정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이러한 유형자산 지출 대비 자산가치 상승분의 괴리는 최근 5년 테슬라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 테슬라의 유형자산 가치 상승분은 지출 대비 21억6900만달러 적었다. 최근 5년 간 이 격차는 7억2700만달러에서 -5억9300만달러 사이를 오갔다.
FT는 이러한 현상이 "테슬라의 내부 통제가 취약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자산 가치에 기여하지 않는 운영 비용을 투자지출로 분류해 이익을 인위적으로 높이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야첵 벨크 베를린응용과학대 기업금융학 교수는 "(실제로 부풀려졌지만) 건강해 보이는 영업 현금흐름은 긍정적인 재무 현금 흐름과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테슬라는 이러한 의혹에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DOGE 집중한 사이 곳곳에 악재
머스크 CEO가 DOGE 업무에 집중하는 사이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리콜, 반(反) 테슬라 시위, 독일 공장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 요구 등 각종 악재에 휘말리고 있다.테슬라는 20일 자사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4만6000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운전 중 스테인리스강으로 된 외부 패널이 떨어져 나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23년 11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판매된 차량 대부분이다. 사이버트럭 리콜은 지난해 1월 이후 8번째다.
테슬라 강세론자로 잘 알려진 웨드부시의 댄 아이버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치적 협력으로 "브랜드 토네이도 위기를 겪고 있다"라고 20일 경고했다. 아이버스는 "내러티브를 바꾸기 위해서는 DOGE의 균형을 맞추고, 테슬라의 CEO가 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며 "이 결정을 할 사람은 머스크 한 사람 뿐"이라고 조언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0.17% 내린 236.26달러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37.71% 하락한 수준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