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진양곤 회장 “리보세라닙 효능 문제 아냐, 캄렐리주맙 CMC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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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는 21일 FDA 허가 거절과 관련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진 회장은 간담회에 직접 참여해 승인 불발과 관련해 “캄렐리주맙 CMC 문제이며, 구체적인 사유는 2~3주 내 FDA로부터 회신을 받아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HLB는 공식 유튜브 채널과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FDA로부터 간암 1차 치료제(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CRL은 FDA에서 품목 허가 신청에 대해 현 상태에서는 승인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때 발행하는 레터다.
FDA는 CRL에 “리보세라닙의 안전성과 효능은 캄렐리주맙과 병용해서만 입증됐기 때문에 캄렐리주맙에 대한 규제 승인 조치가 내려지기 전까지는 리보세라닙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즉 리보세라닙은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승인 신청을 했기 때문에 캄렐리주맙이 승인 요건을 갖출때까지 리보세라닙에 대한 결정을 보류한다는 의미다.
앞서 HLB는 지난해 5월 첫 번째 CRL을 수령했다. 당시 FDA는 임상사이트 실사(BIMO) 미종료 및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생산공장에 대한 제조품질관리(CMC) 보완을 요청했다. 이후 HLB와 항서제약은 FDA의 지적사항을 보완해 실사를 마쳤고, 지난해 9월 재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FDA 문턱을 넘지 못했다.향후 절차는 항서제약이 FDA에 포스트 액션 레터(Post-Action Letter)를 보내고, FDA가 회신에 담은 지적사항을 보완한 후 재승인 심사를 요청하게 된다. 포스트 액션 레터는 FDA가 CRL을 발송한 후, 제약사에게 비공식적(non-binding)으로 제공하는 추가 설명 또는 정리 문서다.
CRL은 클래스에 따라 재제출(Resubmission)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다르다. FDA에 재심사 서류를 제출하면 클래스1 또는 클래스2를 통보한다. 클라스1은 2개월, 클래스2는 6개월 내에 FDA가 승인 여부를 알려준다.
지난해 첫 FDA가 CRL에서 CMC에 대해 지적한 사항은 세가지다. HLB는 지난해 9월 재심사를 요청했고, 클리스2로 분류되면서 6개월이 소요된 바 있다.첫번째는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멸균 프로토콜이 확립되기 않거나 준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균 공정 시스템 및 절차를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두번째는 약품 품질 보증을 위한 적절한 육안 검사 절차가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것 같다는 것, 세번째는 컴퓨터 관련 자동화 시스템이 정기적으로 점검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HLB는 오는 5월 재심사 서류를 제출해 7월 승인 여부 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용해 HLB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이번 CRL의 CMC 이슈는 지난해 첫 번째 보완요청 사항인 멸균 프로토콜 확립에 대한 지적으로 추정한다”며 “경미한 지적사항으로 클래스1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는 7월 유럽의약품청(EMA)에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암 신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진 회장은 “이미 EMA 승인에 대한 준비는 다 돼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 때문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 회장은 “최근까지 중국 바이오회사가 개발하고 중국 공장에서 제조하는 신약에 대한 FDA 허가가 나왔다”면서 “미중 갈등은 절대 CRL에 대한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비교적 강경한 대중국 제재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세부적인 견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제재와 별도로 FDA의 중국 신약 승인이 이뤄지고 있다.
FDA는 2023년 10월 27일 중국 준시바이오사이언스의 면역항암제 록토르지를 비인두암 치료제로, 2024년 3월 14일 중국 베이진의 면역항암제 테빔브라는 진행성 식도편평세포암 치료제로 승인했다. 테빔브라는 2024년 12월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제, 2025년 3월 전이성 식도 편평세포암(ESCC)와 화학요법 병용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했다.
진 회장은 “준시바이오사이언스와 베이진의 FDA 승인 약물 모두 캄렐리주맙처럼 면역항암제”라면서 “FDA의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승인에 대중국 제재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난해 CRL에 명시된 BIMO는 러우전쟁 때문이 아니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진 회장은 “첫 번째 CRL에서 BIMO 실사 미완료로 기재돼 있었는데, 당시 설명하는 과정에서 러우전쟁 가능성을 추론했던 것”이라며 “나중에 FDA로부터 구체적인 사유를 회신 받았을 때 러우전쟁 때문이 아니었고 행정 등의 BIMO 실사를 완료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