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비싸게 샀는데" 불만 폭발…결국 공정위 향한다

서울YMCA, 내주 공정위에 신고서 제출
애플 AI 출시 연기에 "아이폰 허위 광고"
미국서도 '허위·과장 광고' 집단 소송
애플스토어 명동을 찾은 고객이 아이폰16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애플 제공
애플스토어 명동을 찾은 고객이 아이폰16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애플 제공
아이폰16 허위·과장 광고 논란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다뤄질지 주목된다. 한 국내 시민단체가 다음 주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한다고 예고해서다. 아이폰16 시리즈와 아이폰16e에서 개인화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할 것처럼 광고하고 해당 기능 출시를 연기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골자다. 미국에서도 같은 이유로 집단 소송이 제기되는 등 분쟁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21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다음 주 공정위에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16e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는 내용을 담은 신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신고서는 오는 24일 공정위 담당 부서에 제출한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 관계자는 "애플에서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다음 주 월요일에 조사 신고서를 공정위에 보내고 검찰 고발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지난 13일 논평을 내고 애플이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애플이 AI 음성비서 시리(Siri)의 개인화 기능을 향상시킨 '애플 인텔리전스 시리' 출시를 연기한 것이 표시광고법상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애플이 지난해 6월 WWDC(연례세계개발자회의)를 통해 발표한 내용은 '애플 인텔리전스'로, 온디바이스 AI 시리 기능 등이었다"며 "애플은 이를 연기하면서도 해당 기능을 강조해 공식 유튜뷰 등의 광고로 아이폰16 시리즈와 아이폰16e를 판매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해당 기능의 출시가 내년 이후로 연기될 것임이 밝혀지고 애플이 공식 유튜브에서 애플 인텔리전스 광고를 삭제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고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하루빨리 적용되기만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공식 성명에서 애플 인테리전스 시리 출시가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내년 중 출시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많은 소비자가 애플의 광고를 믿고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기대하면서 아이폰16 시리즈와 16e를 구매했다"며 "그러나 실상은 애플 인텔리전스 광고와 이를 통한 아이폰 판매는 허위·과장 광고로 이익을 편취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미국에선 이미 법적 분쟁이 불거진 상황.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아이폰 구매자들이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방법원에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들도 애플이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고 비판했다.

소송 대리인 측은 "애플이 주장한 고급 AI 역량과 달리 (아이폰16 시리즈의) 애플 인텔리전스는 상당히 제한적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버전으로 제공됐다"며 "애플이 실제 유용성과 성능을 오도하고 과장된 AI 역량을 기반으로 제품을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플이 광고를 삭제했지만 지난 2024년 여름부터 시작된 허위 진술을 철회하지 못했고 광범위한 사기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을 적절히 구제할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애플은 시리 개발 담당 임원을 교체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AI 부문 책임자를 존 지아난드레아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담당 부사장인 마이클 록웰로 교체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번 개편은 애플이 직면한 AI 기술의 심각한 경쟁력 부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