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HBM 완판"…'반도체 풍향계' 마이크론, 2분기 호실적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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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20일(현지시간) 예상치를 웃도는 최근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분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풍향계’로 불린다. 강력한 인공지능(AI)발 수요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호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날 2025년 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8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평균 예상치(78억9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주당순이익도 1.56달러로 시장 예상치(1.43달러)를 넘어섰다. 마이크론은 HBM 매출이 1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AI발 호황에 힘입어 세계 HBM 시장 규모(경쟁사 포함)가 올해 3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망치를 기존 300억달러에서 17% 높여 잡은 것이다. 산자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론이 최신 HBM인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올해 수십억달러의 HBM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 분기(3~5월)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마이크론은 이날 3분기 매출을 88억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85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PC 등에 들어가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서는 “수요가 올해 하반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하반기가 돼야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삼성전자의 최근 전망과 일치한다.

마이크론이 낙관적 전망을 내놓음에 따라 한국 대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HBM 납품을 독식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3% 늘어난 33조5000억원(평균 전망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에 납품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0조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 계획대로 진입할 경우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5세대 HBM) 12단 제품 생산을 고객 수요에 맞춰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도 3~5% 수준인 HBM 점유율을 올 연말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