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 첫 인공지능기본법 시행…내년 1월 발효 [린의 행정법률]

EU 이어 두 번째로 법 제정
과태료 3000만원, 자율규제 성격
'고영향 AI' 의무 구체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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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인공지능기본법(AI기본법)'이 2024년 12월 26일 국회를 통과했다. 내년 1월 22일 시행 예정인 이 법은 2024년 8월 통과된 EU AI법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제정됐지만, 전면 시행 시기로만 보면 세계 최초다.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이 2018년 제정 이후 글로벌 표준이 되며 '브뤼셀 효과(Brussel effect)'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듯이, AI법 분야에서도 유사한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우리나라 인공지능기본법의 진흥과 규제


수년간 입법 논의 과정에서 국내 AI산업이 성숙하기도 전에 선제적 규제를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우리 인공지능기본법은 기본법·진흥법적 성격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각종 의무 규정이 있지만 위반에 대한 벌칙 규정은 없고 3000만원 이하 과태료만 부과하도록 해, EU AI법보다 규제 강도가 완화됐으며 자율규제 성격이 강하다.

인공지능기본법은 인공지능 정책 거버넌스(제1장), 인공지능발전(제2장), 산업육성(제3장) 규정에 비중을 두고 있다. 다만 규제적 요소로 고영향 인공지능 사업자에게 이용자 사전 고지의무(제31조), 안전성 확보의무(제34조), 영향평가 실시의무(제35조)를, 생성형 인공지능 사업자에게는 결과물 표시의무와 가상 결과물 고지의무(제31조)를 부과했다. 따라서 해당 사업자들은 내년 법 시행 전 이러한 의무 관련 사항을 정비해야 한다.


인공지능기본법 보강 방향


인공지능기본법은 제정 이후 규제론자와 진흥론자 양측에서 비판받고 있어, 역설적으로 균형 잡힌 입법으로 볼 수도 있다. AI산업 진흥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려면 시행령, 시행규칙, 가이드라인 등의 적절한 정비가 필요하다.예컨대 한국 인공지능기본법은 '고영향' 인공지능 개발·제공 사업자에게 일정 의무를 부과하도록 규정했으나, '고영향' 인공지능을 EU AI법의 '고위험'과 동일하게 해석해야 하는지 모호하고 그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시행령에서 구체화가 필요하다. 특히 '고위험' 사업자 의무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해당 의무에 상응하는 지원·혜택도 균형 있게 제공해야 한다.

일반법 규제 환경의 유럽과 달리, 연방법이 아닌 주법과 자율규제 중심인 미국은 혁신성, 자본력, 기술력을 갖춘 빅테크 기업들이 AI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후 AI 사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바이든의 행정명령을 즉각 폐기했다. 더욱이 우리 인공지능기본법 통과 후에 한 달도 지나지 않은 2025년 1월 20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자체 AI 모델을 공개하는 등 글로벌 기술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 환경을 고려할 때, 우리 인공지능기본법도 하위법령 제정에서 본래 취지에 맞게 진흥과 규제 사이 균형을 유지하고, 경제 안보와 산업 보호 관점을 반영해 국내 AI 사업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안서연 법무법인 린 변호사 I 사법연수원 37기로 주로 IT기업의 송무 및 자문 사건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특허청, 대한상사중재원등에서 자문위원, 조정위원, 중재인 등으로 활약하고 있어 기업의 애로사항과 행정 기관의 입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법무법인 린 TMT 그룹 내에서 개인정보보호팀장 및 방송통신팀장으로서 새로운 산업에 관하여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