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담당 직원 머리 싸매게 하는 '증여세 리스크' [이준엽의 Tax&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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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행위계산부인…주주 단계서 증여세 과세 가능성
대법 "상증법 조항 유효"…감사원도 "증여세 탈루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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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행위계산부인에 해당하는 거래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자산을 시가보다 높게 매입하거나 자산을 시가보다 낮게 양도하는 경우를 꼽을 수 있다. 자산 또는 용역을 무상 또는 시가보다 낮은 이율·요율·임대료로 대부 또는 제공하거나 자산 또는 용역을 시가보다 높은 이율·요율·임차료로 차용하거나 제공받는 경우도 포함된다. 합병·증자·감자 등 자본 거래를 통해 이익을 분여하는 경우도 다를 바 없다.
부당행위계산이 부인되면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분여한 법인이 감소시킨 소득 상당액에 관한 법인세가 그 법인에 부과된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익을 분여받은 법인의 주주 단계에서 증여세가 매겨질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의제'로 불리는 이 제도에 따라 증여세 과세 대상에 잡힌 행위의 대표적 예로는 재산 또는 용역을 무상 또는 (통상적 거래 관행에 비해) 현저히 낮은 대가로 제공받는 것을 들 수 있다. 재산 또는 용역을 (통상적 거래 관행보다) 현저히 높은 대가로 제공하거나 불균등감자 등 자본거래를 통해 이익을 분여받는 행위도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법인세법이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으로 열거한 거래 유형과 상증법이 위 법인 ①의 지배주주에게 증여세를 매기도록 열거한 거래 유형은 거의 유사하다. 이익을 분여한 법인 ②에게 법인세가 과세되면 이익을 분여받은 법인 ①의 지배주주에게도 증여세가 함께 과세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법인세 담당 실무자가 챙겨 봐야 할 것은 분명해진다. 법인의 거래가 그 법인 단계에서 부당행위계산부인의 대상이 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을 넘어 거래 상대방 법인의 지배주주 단계에서 증여세가 과세될 리스크가 없는지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최근 공표된 감사원의 감사 결과도 같은 맥락이다. 세무조사 결과 부당행위계산부인 조항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엔 거래상대방 법인의 주주 구성을 살펴 그 거래상대방의 지배주주에게 증여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함을 특히 강조한 것이다.
감사원은 증여세 과세 누락 여부를 점검한 결과 증여세 탈루 가능성이 있을 경우 거래상대방 법인과 그 지배주주도 동시에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거나 과세자료를 파생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법인에 대한 부당행위계산부인과 그 거래상대방 법인의 지배주주에 대한 증여세 과세가 '짝꿍' 내지 '실과 바늘'의 관계에 있다는 의미다. 세무조사를 앞둔 법인의 실무자가 법인세뿐만 아니라 증여세의 과세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준엽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I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같은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김앤장 합류 전까지 대법원 조세조 재판연구관, 조세 부문 파트너변호사,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등으로 일했다. 선례적 의미가 있는 다수의 조세 소송 및 심판 사건, 조세 자문, 세무 조사 대응, 법령 개정, 유권해석 획득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김앤장에서도 조세 소송 및 심판, 세무 조사, 조세 자문, 조세 형사, 관세 등 분야 위주로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