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달래기 나선 김동관…"경영진, 48억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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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3.6兆 유증 파장
미래 성장 확신에 장내 매수
임원 100명도 자율 매수 나서

구체적으로 김 부회장은 4900주를 매수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종가(주당 62만8000원)로 따지면 약 30억원어치다.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도 각각 9억원(약 1450주), 8억원(약 1350주)어치를 시장에서 사들이기로 했다. 세 경영자가 사들이는 주식 규모는 각자 지난해 받은 연봉과 비슷하다. 100명에 달하는 다른 임원도 자율적으로 지분 매수에 나설 예정이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영진의 주식 매수와 관련해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회사와 주주의 미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발표에 따른 주가 급락을 방어해 주주의 비판을 달래기 위한 방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소액 주주 사이에선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기업이 향후 4년간의 투자금을 유상증자로 끌어들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3000억원을 들여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했는데, 이 자금으로 필요한 투자를 해도 되지 않겠냐” 등의 반응이 많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승계를 위해 자금을 동원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에 대해 “유럽 내에서 생산한 무기를 중심으로 구매하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공장 건설 등을 목적으로 투자금 조달이 꼭 필요했다”며 “차입으로 대규모 투자금을 조달하면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어 증자를 선택했다”고 했다. 차입과 달리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자본금으로 잡혀 부채비율은 오히려 낮아진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