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 "데이터센터 부품, 반값으로 국산화"

강승호 대표의 도전

외국산 80%인 민간 시장
하이브리드 전력제품 출시
"이르면 내년 상장 추진"
“올해부터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부품시장을 국산화하는 데 본격 나설 계획입니다.”

전력설비회사 이온의 강승호 대표(사진)는 지난 21일 경기 수원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어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는 외국산 부품이 장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강 대표는 “국내엔 경쟁사가 없고 해외 업체와 비교해도 성능 면에서 ‘톱티어’”라고 자신했다. 이온은 무정전전원장치(UPS)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합친 하이브리드 UPS를 올해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에 내놓는다. UPS는 데이터센터가 정전이 될 경우 데이터와 하드웨어가 계속 작동하도록 일정 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공공조달시장에선 대부분 이온의 UPS를 쓰지만 민간 시장 상황은 다르다. 안정성과 신뢰성이 중요하다 보니 글로벌 기업인 버티브, 이튼, 슈나이더 등 미국 3개사 제품이 전체 민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화웨이까지 뛰어들었다.

이온은 세계 최초로 UPS에 ESS 설비를 합쳤다.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규제를 쉽게 통과할 수 있다는 게 강 대표 설명이다.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과 전력계통영향평가가 대표적이다.

전력효율이 99.5%로 기존 UPS(94~95%)에 비해 높아 전기요금을 아끼는 효과도 있다. 강 대표는 “UPS와 ESS를 별도 도입하는 비용에 비해 하이브리드 UPS는 그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이온은 올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전압보상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갑작스럽게 전압이 떨어질 때 정전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장비다. 강 대표는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할 예정으로 현장 실사만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외국산 전압보상기는 1500㎾ 한 대에 10억원 정도지만 우리는 6억원에 팔아도 상당한 마진을 남길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 한 곳에 평균 1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UPS와 전압보상기 등을 국내 최초로 내놓은 건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덕분이다. 이 회사 직원 93명 중 23명이 연구인력이다. 국내 특허도 31건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에 매출 447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강 대표는 “내년이나 후년께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와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