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범죄자?"…김선영이 파헤친 모성애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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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연극 '그의 어머니'
英원작, 밀도 높게 파헤친 심리극

자식이 한 짓은 미워도 자식은 미워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과연 그럴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아들을 어머니는 언제까지 품을 수 있을까.국립극단이 오는 4월 2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극 ‘그의 어머니’는 모성애와 도덕적 가치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의 내면을 깊게 파고드는 작품이다. 영국 유명 극작가 에번 플레이시의 작품을 무대에 옮긴 것으로, 2010년 초연 후 캐나다 극작가상, 영국 크로스 어워드 신작 희곡상을 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어머니 역할은 데뷔 30년 차 연기파 배우 김선영(사진), 범죄를 저지른 아들 역은 배우 최호재가 맡는다. 이번 작품은 김선영이 2018년 ‘낫심’ 이후 7년 만에 출연하는 연극이다.
지난 19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김선영은 “아들을 비난하는 마음과 연민, ‘내가 잘못 키웠나’ 하는 죄책감, 그러면서 ‘어떤 비밀이 남아 있지 않을까’ 끈을 잡고 싶은 마음, 세상을 향한 억울함 등 많은 감정이 있는데 아직도 공부하는 중”이라며 “결국 연극은 문학이고, 대본에 답이 있기 때문에 대본을 하염없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밤을 꼴딱 새워가며 감정 하나하나에 관해 공부하고, 영어 원문도 직접 찾아봤다고 한다.
류주연 연출은 “전체적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지지 않고, 위기나 압박을 상징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가해자의 고통, 상상하기 힘든 심리를 쫓아가려 했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