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연금 개악 저지하자"…'앙숙' 안철수·한동훈에 손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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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與 대권주자들에 연대 제안
"정당·정파 뛰어넘어 한자리에 모이자"

이 의원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와 연금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길 희망한다"며 "존경하는 안 의원은 거부권 행사 후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유 전 의원도 처음부터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일관된 입장을 밝혔다. 한 전 대표도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우리 정치권에 정당과 정파,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어 누가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의제가 생겼다. 바로 연금 야합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올바른 개혁을 실현하는 일"이라며 "미래 세대의 중요한 문제가 다른 정치 담론에 묻히지 않도록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를 제안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안 의원, 유 전 대표, 한 전 대표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대선주자들도 함께해주길 기원하며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번 개혁안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강제로 곗돈을 넣으라는데 지금 넣는 곗돈과 앞 순번의 기성세대가 타갈 곗돈을 생각해보면 숫자가 안 맞는다. 계주가 정부라도 젊은 세대가 '우리는 못 받는다'라는 인식을 갖는 한 국민연금에 대한 저항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계주와 다른 계원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 속에서 '계가 무너지면 안 된다'라는 당위만 반복하니 젊은 계원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까지 25만원을 흔들며 큰 선심 쓰듯 말하던 민주당과, 25만원은 너무 큰 돈이라서 나라를 절단 낼 것처럼 말하던 국민의힘이 젊은 세대 한 사람마다 생애주기 동안 5000만원 이상 연금보험료를 강제로 추가 징수하는 합의에 자화자찬을 하냐"며 "'더 내고 더 받는다'는 허울 좋은 합의 속에서 '더 받는다'는 금으로 된 잔에 담긴 술은 기성세대의 것이고, '더 낸다'며 흘릴 피는 이제 갓 유치원에 다니고 있을 젊은 세대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보험료율(내는 돈)을 기존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은 기존 40%에서 43%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손질을 통해 연금 고갈 시점을 종전 2055년에서 2064년으로 9년 늦추게 된다지만, 보험료를 가장 오래 더 내야 하는 2030 세대가 국민연금을 받을 시기에는 기금이 소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격론이 일고 있다. 표결에서도 84표의 반대·기권표(반대 40명, 기권 44명)가 쏟아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