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구덩이' 지배한 호블란, 1년7개월 만의 통산 7승

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 최종R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우승
악명 높은 16~18홀서 짜릿한 역전
토머스 1타 차 제쳐...“믿기지 않아”
빅토르 호블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 헤드 코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빅토르 호블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 헤드 코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빅토르 호브란(28·노르웨이)이 악명 높은 ‘스네이크 피트(Snake Pit·뱀 구덩이)’에서 승부를 뒤집으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7승째를 거머쥐었다.

호블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 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87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호블란은 저스틴 토머스(미국)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156만6000달러(약 23억원)다.

노르웨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PGA투어에서 우승한 호블란은 2년 전인 2023년 시즌 3승과 함께 시즌 챔피언을 의미하는 페덱스컵 챔피언에 오르며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지난 시즌엔 한 차례 준우승에 그치는 등 잠시 주춤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1년7개월 만에 통산 7승째를 올리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호블란은 15번홀까지 앞 조에서 경기하던 토머스에 2타 차로 밀려 우승과 멀어지는 듯했다. 토머스는 버디만 7개로 7타를 줄이면서 역전 우승을 눈앞에 뒀다.

호블란은 뱀 구덩이로 불리는 16~18번홀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16번홀(파4)에서 185야드 남기도 친 두 번째 샷을 핀 1.8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았다. 토머스가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한 덕에 호블란은 공동 선두가 됐다. 이어진 17번홀(파3)에서 3.3m 버디퍼트를 떨어뜨려 단독 선두로 올랐다.

호블란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3온 2퍼트 보기를 범했음에도 1타 차로 우승했다. 토머스도 마지막 홀에서 티샷 실수로 보기를 범했기 때문이다. 호블란은 “솔직히 이번 주에 우승할 거라고 믿지 않았다”며 “지난 1년 반 동안 꽤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기뻐했다.

다잡은 우승을 놓친 토머스는 패배를 깨끗이 인정한 뒤 호블란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오거스타에서 만나자”라고 설욕을 다짐했다.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다음달 10일부터 나흘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린다.

역전 우승을 노렸던 안병훈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16위(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김주형은 공동 36위(1언더파)에 머물렀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