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전 다음은 배전기기"…HD현대일렉트릭, 시장 공략 속도

HD현대일렉트릭이 24~27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배전산업 전시회 ‘디스트리뷰테크 2025’에 참가한다. 이 전시회에 나가는 건 국내 기업 중 처음이다. 배전 변압기, 친환경 배전반, 중저압차단기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글로벌 배전기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34회를 맞은 디스트리뷰테크는 글로벌 94개 국에서 700여 개 에너지·전력 기업이 참가하는 전시회다. 이번 행사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과전압 방지 기술이 적용된 배전 변압기 실물을 처음 공개한다. 이 설비는 데이터 센터, 반도체 공장 등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인 환경에 최적화됐다. 독자적인 보호 기술 설계를 통해 과도한 전압 상승으로 인한 고장을 방지한다는 게 특징이다.

태양광, 풍력 등 간헐성이 높은 에너지원 사용이 늘면서 배전기기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데이터 센터 등의 전력 사용량이 커지는 점도 한몫 거들고 있다. 송전된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배전망의 중요성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송·변전 분야에 집중된 전력 기자재 수요가 향후 배전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송전(送電) 인프라를 통해 변전소로 이동한다. 변전소에선 최종 소비처에 전달하기 위해 전압을 바꾸는 변전(變電) 과정을 거친다. 변전된 전기를 가정이나 공장으로 보내는 과정을 배전(配電)이라고 한다. 배전기기는 배전 과정을 맡는 설비를 의미한다.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은 지난해 2877억달러(약 422조원)였던 배전기기 시장 규모가 오는 2034년 6132억달러(약 900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미국에서 단행된 전력 인프라 투자 가운데 배전 인프라 규모가 가장 크다. 회사 관계자는 “연말 완공될 충북 청주의 배전 신(新)공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