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방치하면 벌금 매기는 AI 나왔다

빔모빌리티 '주차평가 시스템'
청주서 처음 도입…확대 추진
표시된 구역에서만 전동킥보드를 주차하도록 안내하는 가상 지정주차제 앱 화면.  빔모빌리티 제공
표시된 구역에서만 전동킥보드를 주차하도록 안내하는 가상 지정주차제 앱 화면. 빔모빌리티 제공
“잘못된 주차입니다. 킥보드 상태를 확인하세요.”

개인형 이동장치(PM)인 공유 전동킥보드업계에서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주차 관리 신기술이 나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공유 기업 빔모빌리티는 킥보드 방치로 발생하는 교통사고 등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AI 주차평가 시스템’을 충북 청주시에 처음 도입했다. 전동킥보드 사용을 마친 고객이 스스로 바른 주차를 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사용 후 주차 상태를 촬영한 킥보드 사진을 AI가 분석해 주차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앱 화면에 ‘잘못된 주차’라는 경고를 반복해서 표시한다. 사진을 찍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면 대여를 종료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시간당 과금하는 식으로 벌금을 매긴다.

빔모빌리티는 ‘가상 지정주차제’도 지난해 8월 선보였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활용해 사용자가 지정된 가상 주차구역에만 주차하도록 유도한다. 빔모빌리티는 가상 지정주차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GPS 오류를 AI 주차평가 시스템이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유 모빌리티업계는 방치된 킥보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관련 교통사고와 처리 비용도 날로 늘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8년 225건에 불과하던 전동킥보드 사고는 2023년 2389건으로 5년 새 10배 이상 증가했다. 도로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킥보드 탓에 2021~2023년 관련 업계가 서울시에 낸 견인 및 보관 비용은 93억원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내에서 PM의 불법 주정차 신고는 한 해 2만 건에 달했다.

빔모빌리티 관계자는 “AI 판단 결과의 정확도를 향상하기 위해 직원이 해당 결과를 검토한 뒤 피드백하는 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며 “무질서한 주차에 따른 민원을 줄이고 보행자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