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 시몬스 vs '20% 이익률' 에이스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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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열전국내 침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시몬스와 에이스침대의 1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시몬스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왕 자리를 유지했고 에이스침대는 20%대 영업이익률로 시몬스를 압도했다. 두 회사 간 실적 격차가 좁혀져 ‘침대 형제’ 간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열해진 '침대 형제' 경쟁
시몬스, 매출 2년 연속 앞서
에이스, 영업익 662억으로 압도
공격적 마케팅 vs 내실 경영
"형제간 선의의 경쟁 이어질 것"
◇두 회사 매출 차이는 36억원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고(故)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가 두 아들에게 물려준 회사다. 장남인 안성호 사장이 에이스침대를, 차남인 안정호 사장은 시몬스를 맡고 있다.2001년 형제가 경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에이스침대 매출이 시몬스의 다섯 배 수준이었는데 해마다 차이가 줄었다. 2023년에는 시몬스가 매출 3137억원으로 처음 에이스침대(3064억원)를 앞질렀다.
이후 시몬스는 1위 수성에 사활을 걸었고 에이스침대는 역전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그 결과 건설경기 불황에도 두 회사는 모두 매출을 늘렸다. 지난해 시몬스는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전년보다 5% 늘어난 32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1등 침대회사 자리를 지켰다. 같은 기간 에이스침대는 시몬스보다 높은 6.4%의 증가율을 보이며 매출 3259억원을 찍었다. 시몬스와의 매출 격차는 2023년 73억원에서 지난해 36억원으로 줄었다.
두 회사 간 영업이익 차이도 좁혀졌다. 에이스침대의 영업이익은 2023년 570억원에서 지난해 662억원으로 9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8.6%에서 20.3%로 높아졌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같은 인력과 생산 설비로 더 많은 침대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효율성이 올라가 이익률이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몬스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2023년 31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527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0.1%에서 16.0%로 상승했고 에이스침대와의 영업이익 격차는 252억원에서 135억원으로 줄었다.
◇공시 기준 달라 논란
두 회사는 공시 기준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두 회사 간 매출 집계 방식이 달라 실제 1위는 우리”라고 주장한다. 에이스침대는 대리점주에게 판매하는 도매가 기준으로 매출을 집계하는 매장 수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스침대의 대리점 매장은 128곳이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소비자가격은 에이스침대가 매출로 인식하는 도매가보다 28%가량 높다.시몬스는 2019년부터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바꿨다. 지난해 말 기준 시몬스 매장은 ‘N32’ 브랜드 매장 20곳을 포함해 149곳이다. 이곳에서 판매된 소비자가격 전체가 시몬스 매출로 잡힌다. 이 때문에 가구업계에선 에이스침대가 공시하는 매출에서 5~10%를 추가한 수치를 실제 매출로 추산한다.
에이스침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한 타사 소파 브랜드(자코모, 에싸) 매출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이스침대는 자코모와 에싸를 각각 27곳, 11곳에 입점시켰다. 소파를 도매가로 구입해 소비자가격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판매되는 소파 가격이 에이스침대 매출에 포함된다. 업계에선 지난해 자코모와 에싸의 소파 판매액을 1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에이스침대에 한참 못 미치던 시몬스가 많이 성장한 것은 사실”이라며 “두 회사의 전략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당분간 두 회사의 기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