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반도체 칩 中 유출 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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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첨단 반도체말레이시아 정부가 미국 요구에 따라 엔비디아 반도체가 자국을 거쳐 중국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단속하기로 했다.
美 요청으로 추적 감시"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프룰 아지즈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은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가 말레이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이를 면밀히 관찰할 것을 요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엔비디아 칩이 말레이시아에 들어올 때마다 모든 선적을 추적하고 해당 칩이 적용된 서버가 원래 계획된 데이터센터에 도착하는지, 중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는지 확인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1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한 이후 미국산 반도체가 중국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해당 모델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가 사용됐고, 이 반도체들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를 거쳐 중국으로 유입됐다는 것이 미국 측 판단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8일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기업과 외국 정부에 도움을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으로 반도체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수출 통제 조치를 향후 무역협정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3억9000만달러(약 5200억원) 규모의 엔비디아 칩 불법 거래 혐의로 3명이 기소돼 미국 정부의 우려가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2023∼2024년 수입한 서버의 실제 최종 사용자는 신고된 내용과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달 초 엔비디아 칩이 장착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가 자국을 거쳐 말레이시아로 수출된 정황에 대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