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자산·대체운용 합병 추진
입력
수정
지면A1
'함영주 2기' 맞아 비은행 강화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하나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이르면 연내 합병하기로 하고 관련 작업에 들어갔다. 종합자산운용사인 하나자산운용과 부동산, 인프라 중심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를 합치면 운용자산 50조원 규모 10위권 통합 자산운용사로 거듭난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하나금융 손자회사인 하나자산운용을 지주사 아래 자회사로 승격하기로 했다. 현재 하나자산운용은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하나자산운용을 지주사 자회사로 격을 높이고 둘로 쪼개진 자산운용사를 합쳐 통합 회사를 만들 것”이라며 “하나은행에 쏠린 지주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 덩치 키우는 함영주…"비은행 강화"
운용자산 50兆·톱10 진입 전망, 김태우 대표 영입…체질 개선도
“밸류업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지난달 27일 하나금융 유튜브에 깜짝 등장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은 그룹의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향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14개 계열사 간 협업 강화’를 꼽았다.

하나금융이 이번에 하나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합병하기로 한 것은 비은행 강화를 위한 첫 단추다. 하나자산운용은 2023년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결별한 후 혹독한 체질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은 2007년 UBS와 합작법인인 ‘하나UBS자산운용’으로 설립됐다. 이후 2023년 하나증권이 UBS의 보유 지분 51%를 전량 사들이면서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나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은 36조6593억원으로 업계 13위에 머물러 있다. KB자산운용(222조5606억원·3위) 신한자산운용(161조39억원·4위) NH아문디자산운용(68조9632억원·7위) 우리자산운용(52조7512억원·10위)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우선 하나자산운용을 지주사 자회사로 승격해 업계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연간 50억원에 불과한 회사 순이익을 늘리기 위해 타깃데이트펀드(TDF) 브랜드인 ‘하나더넥스트TDF’와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1Q’를 강화하는 등 하나자산운용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게 첫 번째 과제”라며 “지주 자회사로 승격해 직할 체제로 두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함 회장도 직접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이례적으로 하나자산운용을 방문해 업무 보고를 받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동시에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 김태우 대표를 영입해 느슨했던 사내 분위기를 180도 탈바꿈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의 경쟁력 확보와 함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합병도 추진한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AUM 12조원 규모 부동산, 인프라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자산운용사다. 두 회사를 합친 자산운용사가 출범하면 AUM 50조원, 업계 10위권으로 올라선다.
앞서 신한금융은 신한자산운용과 신한대체자산운용을,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멀티에셋자산운용을 각각 합병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