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당근·스타벅스 줄줄이 은행 손 잡더니…2030 '환호'

당근·스벅·무신사 손잡은 은행…'콜라보 통장' 전성시대

MZ 최애 브랜드와 협업…'통장'으로 영역 확장

2030 인기 많은 브랜드 공략
포인트 적립·할인 혜택 높여
신규 고객 계좌개설 유도
업계는 자체 페이 확장 효과

국민은행 '스벅 통장' 내달 출시
무신사, 시중銀과 협업 추진
네이버페이 유치 경쟁도 치열
시중은행과 국내 간판 기업이 협업해 내놓은 이른바 ‘콜라보 통장’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신규 고객을 늘리려는 은행과 자체 페이 결제를 확장하려는 업체 간 마케팅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다. 브랜드 이름을 딴 ‘OO 통장’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높은 이자, 전용 포인트 적립 등 고객 혜택도 대폭 확대되고 있다.

◇충성고객 노린 ‘OO 통장’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는 시중은행과 손잡고 무신사페이통장(가칭)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신사 간편 결제 서비스인 무신사페이와 결합한 입출금 전용 상품이다. 은행권은 젊은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무신사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각별한 만큼 전용 통장을 출시하면 두 회사 간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신사 측은 이번 제휴를 통해 무신사페이 자체 결제량을 늘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CJ와 합작해 다음달 ‘CJ페이통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CJ페이통장은 CJ페이를 이용할 때 쓰는 선불충전금을 우리은행 제휴 계좌에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통장을 통해 선불충전금 예금자 보호는 물론 이자 혜택 등 편의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누릴 것으로 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당근페이를 기반으로 한 ‘당근페이통장’을 준비 중이다. CJ페이통장과 마찬가지로 당근페이 충전금을 하나은행 통장에 보관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마다 콜라보 통장을 유치하기 위해 전담 인력을 둘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며 “특정 브랜드는 은행들이 동시에 뛰어들어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제휴 은행을 결정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고래 싸움에 고객 혜택은 ‘쑥쑥’

국내 대표 공룡 플랫폼인 네이버를 파트너로 유치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하다. 막대한 이용 고객을 확보한 네이버와의 제휴 시너지가 상당해서다. 신한은행은 네이버페이를 활용하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전용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네이버페이와 함께 전용 적금 상품, 특화 카드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1등 브랜드와의 협업 사례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내 1위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와 다음달 스타벅스 통장을 출시한다. 은행권 최초로 스타벅스 전용 카드도 준비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스타벅스와 스타뱅킹을 보유한 국민은행 간 스타(별)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민은행은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슈퍼 앱 모니모와 함께 연 4%에 달하는 고금리 파킹통장 모니모 KB매일이자 통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콜라보 통장 등장으로 레드오션이 된 신규 계좌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변하고 있다”며 “업체 간 제휴 경쟁이 심화하며 소비자 혜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