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유적지' 네 발로 기어올랐다가…독일 관광객의 최후

멕시코 치첸이트사 마야 유적지 쿠쿨칸 사원에 방문한 관광객들. /사진=AP
멕시코 치첸이트사 마야 유적지 쿠쿨칸 사원에 방문한 관광객들. /사진=AP
멕시코에 위치한 마야 유적지 쿠쿨칸 사원을 무단으로 기어오른 독일인 관광객이 현지인들의 분노를 샀다.

23일(현지시간) 미 주간지 피플은 멕시코 현지 매체를 인용해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위치한 마야 유적지 치첸이트사에서 쿠쿨칸 사원(엘 카스티요 피라미드)을 불법 등반한 독일인 관광객이 현지인에게 두들겨 맞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춘분절 축제가 열린 지난 21일 한 독일인 관광객이 보안을 피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25m 높이의 계단식 피라미드 쿠쿨칸 사원을 불법으로 기어올라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현장에는 춘분을 맞아 '쿠쿨칸의 하강(뱀의 형상을 닮은 그림자가 나타나는 현상)'을 보기 위해 약 9000명의 관광객이 모여있었다. 쿠쿨칸은 마야 문명에서 숭배한 깃털이 달린 뱀 신을 뜻한다.

현지인들은 경찰에 끌려가던 남성에게 달려가 주먹질하며 때렸고, 이마 등에 출혈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성난 군중으로부터 남성을 보호하려던 경찰까지 덩달아 공격당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엘 카스티요라고도 불리는 쿠쿨칸 사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2008년부터 구조물 보호를 위해 등반이 전면 금지됐고, 위반 시 멕시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5000~5만페소(한화 약 13만~13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는 모든 방문객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앞서 2022년에는 한 여성이, 2023년에는 폴란드 관광객이 각각 불법 등반을 시도해 현지인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