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불씨 되살리는 건조한 강풍…안동까지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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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5
영남 대형 산불 나흘째
여의도 면적 37배 잿더미
소방·진화인력 7300여명 투입
초속 16m 바람에 진화 어려움
크게 오른 기온도 확산에 영향
울주·의성·하동도 재난지역 선포
26일 비소식…불길 진정되나

◇여의도 면적 37배 ‘잿더미’

이번 산불을 끄기 위해 헬기 114대와 전국 소방·군·산림청 인력 7333명이 동원됐다. 산불 진화율은 산청 85%, 의성 60%, 울주 95%, 김해 99% 등이다. 옥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오전 7시2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의성 산불은 안동으로 번지면서 진화율이 되레 떨어졌다.
의성에선 이날 오후 4시께 옥산면 서산~영덕고속도로 점곡휴게소 건물에 산불이 옮겨붙기도 했다. 점곡휴게소는 편의점과 화장실만 있는 간이휴게소다. 휴게소가 있는 북의성~동안동나들목 구간은 양방향 통행이 차단됐다. 소방당국은 산불이 민가로 확산하지 않도록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6명 등 15명이다. 이 중 9명은 산불진화대원, 5명은 공무원(소방 포함), 1명은 주민이다. 건물 134채가 불에 탔으며 피해 건물 중 77채는 의성, 57채는 산청에서 발생했다. 이재민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2123가구, 4650명이 대피했으며 이 중 900가구, 1283명만 귀가했다. 정부는 이재민을 위해 응급구호세트 2131개, 생필품 2573점, 구호 급식 9322인분을 긴급 지원했다.
정부는 산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의성과 울주, 하동을 추가 지정했다. 이날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산청 이외에 의성과 울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신속히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강풍·건조주의보에 피해 커져
소방당국은 강풍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진화 작업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적으로 순간풍속 초속 10~16m의 강한 바람이 불어 울주군에서 확산하고 있는 산불 진화율은 70%대에 육박했다가 강풍 탓에 한때 60%대 초반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경계지인 안동시 길안면 야산으로 번졌다. 소방청 관계자는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건조한 대기와 강풍으로 인한 추가 산불 우려도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 기준 경북과 대구에 건조경보가 발효됐다. 건조주의보는 경북과 경남을 비롯해 강원 충북 전남 광주 제주 등지로 확대됐다. 건조경보와 건조주의보는 실효습도가 각각 25%, 35% 이하일 때 발령된다.
기온이 크게 오르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25일 낮 최고기온은 15~26도, 아침 최저기온은 4~12도로 평년보다 3~11도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고대하던 비는 26일부터 내릴 전망이다. 남해안을 중심으로 5㎜ 미만의 비가 내려 산불 확산을 다소 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엔 전국으로 비가 확산할 것으로 예보됐다.
울주 산불 용의자인 60대 남성이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는 등 이번 산불 원인은 대부분 실화로 파악되고 있다.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서도 경찰은 성묘차 방문한 50대 남성을 붙잡아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권용훈/류병화/대전=임호범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