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목숨 앗아간 '구멍 난 팔각정'…관리 과실 공무원 처벌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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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화재 현장을 조사하던 경찰관이 팔각정에서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 평소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공무원들에게 벌금형이 구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3단독(양우창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와 30대 남성 B씨 등 부천시청 공무원 2명에게 검찰이 각각 벌금 700만원을 구형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팔각정 정비공사 담당 현장소장인 50대 남성 C씨에게는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사고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면서 "경찰관이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고, 유족과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3년 10월 3일 부천시 원미산 정상에 있는 정자 팔각정의 안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박찬준(사망 당시 35세) 경위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경위는 당일 새벽 불이 난 팔각정 2층에서 사고 경위를 조사하다가 정비공사로 인해 바닥에 뚫린 구멍으로 추락했고, 2.5m 아래로 추락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사망했다.

박 경위는 같은 해 12월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받았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사고 발생 3개월 전 원미산 정상 일대를 정비하면서 팔각정을 보수하다가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바닥에 구멍이 뚫린 상태로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추락 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데도 이들이 출입 통제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등 사고 예방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A씨 등 3명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452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