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보다 수익률 좋다'더니…두 달 만에 30% 폭락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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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 찍은 코코아, 두 달 새 30% 하락
두달 새 1만1160→8040달러로
초콜릿 수요 줄고 대체재 사용 활발
인공 코코아 스타트업엔 뭉칫돈

25일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이달 미국 뉴욕 국제상업거래소(NYMEX) 기준 국제 코코아 선물은 평균 t당 803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1월만 해도 1만1159.6달러였는데, 두 달 새 30% 하락했다.
코코아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계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작황 악화로 지난 한 해 글로벌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4000달러대에서 1만1000달러대로 급등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코코아가 비트코인보다 수익률이 좋았다”고 평가할 정도다.
코코아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제조·판매사들이 원가 부담을 이유로 초콜릿 판매가를 잇달아 올리자 수요가 감소했다. 세계 최대 초콜릿 기업 몬델리즈의 루카 자말렐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코코아 가격의 지나친 상승으로 북미를 중심으로 코코아 소비가 감소하는 징후를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유럽 및 아시아 코코아 가루 생산량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코아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업체들이 대체재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한몫했다. 몬델리즈가 운영하는 허쉬는 지난 2월 성수기인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코코아 일부를 다른 재료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코코아 대체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셀레스트바이오’의 시드 투자에 참여했다. 셀레스트바이오는 세포배양을 통해 인공 코코아를 만드는 회사다. 귀리와 해바라기 씨를 사용해 초콜릿 대체품 ‘초비바’를 생산하는 기업 ‘플래닛 A 푸드’는 지난해 말 3000만달러(약 44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 이어 올해 영국, 프랑스 등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코코아 가격이 떨어지면서 초코플레이션이 한층 완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롯데웰푸드, 오리온, 해태제과 등은 코코아 가격 상승을 이유로 관련 제품 판매가를 올린 바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