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17' 개봉 이어 트와이스·아이브 방문…중국 러브콜,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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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두 이웃(중국과 한국)이 관계 개선 조처를 하는 가운데 중국이 K팝과 같은 문화 수입과 한국 관광객 수용 등으로 한국 정부를 향해 올리브 가지(화해의 손짓)를 내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8년간 지속됐고 지난해부터 풀리기 시작한 중국의 비공식적인 한류 유입 제한 조치, 이른바 '한한령' 더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아이브는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사인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팬 200여명이 참석했다. 트와이스 역시 지난달 22일 상하이에서 앨범 홍보를 위한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특히 트와이스의 경우 대만 출신 멤버 쯔위(周子瑜)가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든 장면이 공론화하며 2016년 초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공격당한 사건 이후 9년여만에 처음으로 중국 본토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

SCMP는 아이브, 트와이스의 팬 사인회뿐 아니라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이 이달 초 중국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는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유지해 온 한류 제한(한한령)을 점진적으로 완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하얼빈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문화교류는 양국 교류의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라며 "양국 간 문화·인문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최근 한한령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저우샤오레이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최근의 문화 교류 움직임을 이끌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중국에 압박을 더 가하기 전에 중요한 이웃이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이 탄핵 정국으로 혼란이 이어지는 만큼 중국 정부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했다. 저우 교수는 "중국은 한국의 정치 지형이 어떻게 조성될지 지켜보는 가운데 선의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한국에) 어떤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현명한 행보"라고 평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