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대형산불 나흘째…헬기 부족에 공중진화 '악전고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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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에 어려워 1/3가량이 멈춰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산림청이 보유한 진화 헬기는 모두 50대다.
이 중 산불 진화 주력 기종인 KA-32 헬기는 29대지만 28%인 8대는 러·우 전쟁으로 부품을 교체하지 못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사실상 멈춰 서 진화 전력에서 제외됐다.
사실상의 산림청 소속 산불 진화 전력은 42대인 셈인데 이마저도 7대는 전국 각지 산불 취약지역에 전진 배치돼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경남 의성·산청, 울주 등 대형 산불 현장에는 현재 33대가 투입돼 진화 중이다. 하지만 산불이 나흘째로 이어지면서 일시 정비 등으로 이날 하루에만 9대가 전력에서 제외됐다.
전국 각 지자체가 봄철 산불 조심 기간 운영 중인 임차 헬기는 총 78대다. 이 중 43%인 34대가 영남지역 대형산불 진화에 투입됐다.
문제는 임차헬기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인 데다 산불이 더 장기화해 해당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복귀할 수밖에 없어 우려를 더 하고 있다.
산불 진화의 골든타임은 첫 신고부터 현장 도착 후 물 투하까지 '임차 헬기 30분, 산림청 헬기 50분'이다. 하지만 영남 대형산불은 발생 초기 초속 15m의 강풍으로 헬기 투입이 지체됐다.
3건의 3단계 대형산불과 2단계 산불 1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초기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가용한 헬기 자원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다 보니 집중적인 공중 살수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산불 장기화로 연기가 다량 발생하면서 가용한 헬기마저도 시계 불량으로 뜨지 못하는 악전고투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3일 오전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된 진화 헬기들은 산불 지역에 연무가 짙어 진화에 나서지 못했다고 산림청은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경북 의성 산불의 경우 전체 화선이 228㎞이고 남은 화선은 102.8㎞로 화선이 진화율이 더딘 상황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