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말고는 적수 없다"…'중국 IT 잡상인'의 놀라운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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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시총 집계 업체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샤오미 시총은 1841억달러를 기록했다. 월트디즈니(79위), 골드만삭스(80위), 퀄컴(83위) 등 미국 주요 기업은 물론 CATL(98위), BYD(101위) 등 중국 대표 제조 기업보다 높다. 1년 전 샤오미 순위는 300위 밖이었다.
기업가치가 급증한 것은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며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영향이 크다. 지난해 3월 샤오미는 첫 전기차 ‘SU7’을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고성능 모델 ‘SU7 울트라’를 선보였고, 오는 6~7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YU7’을 출시할 예정이다.
‘포르쉐급 성능’에 가격은 3만달러로 낮춘 SU7은 출고까지 대기가 6개월 소요되는 등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예약 물량이 쌓이자 샤오미는 지난 18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 대수를 기존 30만대에서 35만대로 높여 잡았다.

지난해 샤오미 스마트폰 점유율은 13.8%로 애플(18.5%)과 삼성(18.2%)에 이어 전 세계 3위에 올랐다.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은 점유율 15.2%로 글로벌 2위로 올라섰고, 태블릿PC 점유율도 6.2%로 5위에 진입했다.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 출하량은 48% 급증했다.
경기침체로 글로벌 IT기업들이 어닝쇼크를 낸 가운데도 나 홀로 깜짝실적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샤오미 매출은 109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69.4% 늘어난 83억2000만위안으로 시장 예상치(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30%가량 상회했다.
샤오미는 이달 스마트폰(15울트라), 전기차(SU7울트라), 가전(미지아에어) 등 사업부별 프리미엄 제품을 동시에 출시했다. 프리미엄 IT·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사업 확장을 위해 이날 홍콩 증시에서 55억 달러(약 8조800억원)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