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불편 1순위 '먹통 구글맵'…트럼프 압박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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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설문 결과 '구글맵' 한국 여행 불만족 1위
길찾기, 지도 서비스 원활하지 않아
구글 "한국서도 혁신적 지도 서비스 제공 원해"
정부, 국가 안보상 데이터 반출 거절
두 차례 반출 거절당한 구글 지난달 재요청 나서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637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93.5% 수준으로 회복했다. 전년 대비로는 48.4% 성장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방한 여행은 '개별 여행'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애플리케이션(앱)의 중요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그러나 여행객 필수인 지도 앱 사용이 불편하다는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방한 외래객 대상 여행 앱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여행 중 가장 불만족한 앱이 구글맵(30.2%)으로 집계됐다. 이어 네이버 지도(9.8%), 카카오T(8.3%) 순으로, 구글 맵의 주된 불편 사항은 '도보로 길 찾기 등 특정 서비스 제한'(31.2%)으로 나타났다. 구글맵 대비 지원 언어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T의 경우 '다양한 다국어 미지원'이 각각 36.4%, 27.7%로 주요 불만 사항으로 언급됐다.
구글맵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지도 앱으로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서 사용률이 높다. 대중교통, 도보, 자동차를 이용한 길찾기 서비스 제공으로 여행 필수 앱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대중교통 길찾기만 제공된다. 이 때문에 방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길찾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레딧에는 "구글 지도는 한국에서 전혀 유용하지 않다". "300m 거리의 상점 하나 찾는데 버스를 3대나 타야 했다", "도로나 산책로조차 없는 산속 한 가운데로 길을 안내해주는 등 안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불만 글이 이어졌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한국인 여행객도 필수로 꼽히는 구글맵은 개별 여행객에게 중요한 앱"이라며 "현재 방한 여행 트렌드가 개별여행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여행객이 관광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방한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을 막고 있는 정부 정책을 완화하면 2년간 33조 원의 관광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득갑·박장호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는 관광레저연구 제36권 2호에 기고한 '디지털 지도 서비스 규제 개선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지도 데이터 반출 관련 규제를 풀어 구글맵 같은 앱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으면 2027년까지 방한 외국인 관광객 약 680만명 증가, 226억달러(약 33조원) 관광 수입이 예상된다.
현재 구글맵이 국내에서 유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 거절이 꼽힌다. 구글은 2007년과 2016년 두 차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한 바 있다. 구글은 전 세계에서 제공하는 혁신적인 지도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서 제공하듯이 한국에서도 제공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신청했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국가 안보상 이유로 위성 사진 등 지리적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누리꾼들은 "분단국가에서 중요한 안보를 위해 당연한 조치", "해외여행 할 때 그 나라 성격에 맞는 앱 정도는 사용할 수 있다"며 구글 요청과 관련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두 차례 거절당한 구글은 약 9년 만인 지난달 우리 정부에 5000대 1 축적의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을 요청했다. 또한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가 각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관련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의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 금지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막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여러 차례 불공정 무역 국가로 지목하면서 관세 문제와 관련한 압박을 가해왔다. 다음 달 2일 비관세 장벽 등을 두루 고려해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USTR은 그에 앞서 자국 업계로부터 부당하다고 느끼는 무역 상대국의 제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