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나노튜브, 차세대 반도체 공정의 핵심"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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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훈 어썸레이 대표
CNT를 펠리클로 활용
웨이퍼 수율 위한 필수품
"삼성전자 최종 테스트 앞둬"

김 대표는 CNT가 차세대 펠리클 소재에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CNT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로 얇고 알루미늄보다 가볍다. 강도는 철강의 100배, 열 전도성은 구리의 10배에 달하는 뛰어난 소재다. 하지만 그동안 대규모 생산과 안정적인 제품화가 어려워 펠리클 소재 등으로 쓰이기 어려웠다. 김 대표는 “어썸레이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공정으로 CNT를 실 형태로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재료공학 박사 출신인 김 대표는 국내 CNT 소재 분야 전문가와 2018년 어썸레이를 창업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인비저닝파트너스, GS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서울대기술지주, 카카오벤처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등으로부터 270억원을 투자받았다.
어썸레이의 첫 사업 분야는 엑스레이였다. CNT로 첨단 엑스레이 튜브(엑스레이 발생 장치)를 만들었다. 엑스레이 튜브는 의료, 보안 검색, 제품 검사용 엑스레이 기기의 부품으로 쓰인다. 어썸레이의 엑스레이 튜브는 정전기 발생 성능이 뛰어나 공기청정기에도 활용된다. 김 대표는 “CNT를 새로 적용할 분야를 찾고 있었는데 삼성전자 협력사에서 반도체 제조 공정에 CNT를 쓰고 싶다고 먼저 연락해 왔다”고 설명했다.
어썸레이는 현재 삼성전자 협력사와 CNT 소재 펠리클을 테스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은 차세대 반도체 공정 도입을 앞두고 안정적이고 높은 성능을 보장해주는 펠리클 소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어썸레이는 최근 CNT로 110㎜ 크기의 펠리클 멤브레인(얇은 막)을 성공적으로 제작했다. 삼성전자에 납품하기 위한 최종 테스트는 올 3분기 예정돼 있다.
어썸레이는 기존 CNT 활용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학교 급식 조리실에 공기청정기를 공급했다. 김 대표는 “공기청정기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급식 종사자의 폐암 발병 등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썸레이의 공기청정기는 지난해 12월 조달청의 ‘우수 조달 제품’으로 선정됐다. 어썸레이는 CNT로 치과용 엑스레이 장비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전기차, 우주선 등 CNT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곳이 많다”며 “2027~2028년 상장해 확보한 자금으로 대규모 공장을 지어 CNT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