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불패' 박은빈, 디즈니도 살린 '천의 얼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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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첫 공개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하이퍼나이프'는 박은빈의 열연과 완성도 높은 전개로 입소문을 타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FlixPatrol(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하이퍼나이프'는 지난 25일 기준 한국과 대만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과 홍콩, 튀르키예, 싱가포르 등에서도 상위권에 진입하며 글로벌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그동안 '무빙'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던 디즈니플러스가 오랜만에 내놓은 흥행작이라는 점에서 '하이퍼나이프'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박은빈의 연기력과 흥행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평이다.

세옥은 박은빈의 대표작 KBS 2TV '연모',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SBS '무인도의 디바' 등에서 보여준 것과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다. 아역 시절부터 탄탄하게 쌓아온 연기력으로 작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 박은빈이기에, 상대역 설경구도 "박은빈이 세옥을 연기한다고 해서 이 작품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1, 2회에서는 세옥과 덕희의 현재와 과거가 그려졌다. 덕희에게 버림받은 후 세옥은 낮에는 약사, 밤에는 섀도우 닥터로 살아갔다. 수술을 사랑하고, 수술에 미쳐 몰래 하는 수술에도 미소 짓던 세옥이었다.
그러던 중 덕희가 세옥의 수술 영상을 보고 찾아왔고, 자신의 뇌수술을 맡으라고 압박하며 "수술하지 않으면 불법 수술마저 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런 덕희에게 세옥은 "선생님이 죽었으면 좋겠다"면서 광기를 보여줬다.
의대 최연소 수석 입학에 뇌에만 미친 해맑은 세옥부터 덕희에 대한 존경이 뒤틀리며 증오하고 흑화된 모습까지 박은빈은 한 회안에서도 다채롭게 그려지는 세옥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는 평이다. 뇌와 수술에 대한 광기와 열망, 덕희를 향한 분노와 증오, 자신을 거스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보여주는 위험한 불쾌함과 거부감까지 극과 극으로 날뛰는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했다.
박은빈은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세옥에 대해 "뇌와 수술을 사랑하는 캐릭터"라며 "통제 불가능한 모습을 보여줄 거 같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속을 투명하게 내비치는데, 그 지점이 닮은 듯 다른 지점 같은데, 어디로 튀어 나갈지 지켜봐 달라"며 "응원해 달라는 말은 차마 못 드리겠다"면서 웃었다.
박은빈은 "배우로서 캐릭터와 상황에 맞춰 오감을 깨운 채로 연기했는데, 이번에 저도 몰랐던 저의 모습을 발견했다"며 "이게 세옥의 얼굴이구나 싶었다. 재밌게 느껴지셨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