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것 없이 싸게 팔아요"…'눈물의 세일' 홈플러스 매출 보니

홈플러스, 대규모 세일에도 매출 급감

한경에이셀, 카드 결제액 추정

한달 가까이 할인 행사했지만
전년 대비 매출 10% 이상 줄어
유동화채권 변제할지도 의문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어 현금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전년 대비 매출이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3월 셋째주(16~22일) 카드 결제 추정액은 전년보다 13.8% 줄어든 152억1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첫째주 354억원이던 카드 결제액이 둘째주 167억원으로 떨어지더니 셋째주에 또 줄었다. 3주 연속 전년 대비 하락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평소 3월 초에만 진행하던 대규모 세일을 중순까지 연장한 데 이어 다음달 2일까지 행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할인폭도 만만치 않다. 한우 1+등급 등심 부위는 100g당 할인가가 7450원이다. 이는 전날 소매 등심 평균 가격인 1만832원보다 25% 이상 싸다. 도매로 하더라도 마진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홈플러스가 이례적으로 장기간 세일을 벌이는 것은 현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영업을 통해 매일 들어오는 현금으로 상거래 채권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회사가 새로 돈을 빌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날 현재 상거래채권(납품대금·정산금 등) 지급액은 5458억원이다.

업계에서는 할인 행사 여력이 떨어지면 그만큼 재기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할인 행사는 통상 협력사와 논의해 가격을 조정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선 홈플러스가 자신의 마진을 줄이면서 할인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상태로 버티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개인투자자의 피해 우려가 커진 카드대금 유동화채권(ABSTB) 논란도 여전하다. 지난 21일 홈플러스는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카드사, 증권사 등과 협의해 4600억원 상당의 ABSTB를 모두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 발행 기관인 신영증권은 “구체적인 변제 계획을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변제 시기와 변제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국면이다.

고윤상/배태웅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