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 23만원, 해외여행 가면 170만원…"씀씀이가 달랐다"

컨슈머인사이트, 2월 국내·해외 여행 동향 분석
"국내 여행 시장 침체기 지속될 것 의미"
"해외여행 감소보다는 여행비 지출 축소 예상"
업계, 3월에는 국내 여행 수요 회복 예상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은 갈 때마다 새롭고, 생각만 해도 설레니까요."

우리 국민의 국내 여행 외면 추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여행은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국내 관광업계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정부의 내수 진작 및 국내 여행 활성화 정책이 국내 여행 수요 회복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월 국내·국외 여행 동향 분석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은 62.5%로 2024년 11월 이후 6.8%포인트 하락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해외여행 경험률은 35.4%로 지난 1년간 31~36%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해외여행 동향. 사진=컨슈머인사이트
국내·해외여행 동향. 사진=컨슈머인사이트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경기 불황으로 인해 국내 여행과 해외여행 모두 여행비 지출은 감소했지만 씀씀이가 달랐다. 국내 여행의 경우 평균 2.99일, 1인당 총경비는 23만5000원으로 1일당 7만9000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여행 기간은 평균 6.56일로 1인당 총경비 172만5000원, 1일당 경비 26만3000원이다. 항공편을 이용하는 해외여행 특성상 비용이 더 많이 쓰일 수밖에 없음을 감안해도 1일 기준 약 3배의 많은 지출 차이를 보였다.

향후 여행에서 경비를 더 쓰겠다는 응답 역시 모두 감소했다. 국내 여행비를 더 쓰겠다는 응답 비율은 29.9%로 전년 동월(35.9%) 대비 6%포인트 감소했다. 해외여행은 35.1%로 전년 같은 달(42.9%)보다 7.8%포인트 감소했다. 국내외 여행에서 경비 절감에 나서고 있음을 나타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 여행 계획률이 전월 대비 상승했으나 여전히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침체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 해외여행에서는 여행 감소보다는 여행비 지출 축소가 예상되고, 최저가 상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국내보다 해외 여행을 선호하는 이유. 사진=컨슈머인사이트
국내보다 해외 여행을 선호하는 이유.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앞서 진행된 조사에서 국내 여행과 해외여행을 모두 경험한 소비자 1006명 중 81%가 해외여행이 '갈 때마다 새롭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고 응답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러한 결과가 해외여행의 1차적 기대 가치인 '일상 탈출'을 잘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질문의 취지가 '(국내 여행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사유'임을 고려하면 국내 여행은 별로 새롭지도 설레지도 않음을 의미한다.

국내 관광업계는 3월엔 국내 여행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1~2월은 동계 성수기로 해외여행 수요가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3월에는 정부의 국내 여행 활성화 정책으로 국내 여행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포근한 날씨를 보인 24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이동 철길숲에 벚꽃이 활짝 핀 가운데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봄을 맞아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축제 소식은 물론 숙박, 교통 할인 혜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한 만큼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상대적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높았던 1~2월 대비 국내 여행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부와 국내 여행 플랫폼은 '여행가는 봄' 캠페인으로 교통과 숙박 할인 혜택 제공에 나섰다. 작년에는 '여행가는 달' 캠페인을 통해 6월 한 달간 국민 이동량은 2억3500만명, 여행지출액은 13조5400억원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국민 이동량과 여행지출액을 1%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이달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국민 여행경비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함께 오는 27일부터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2025 내 나라 여행박람회'를 개최해 전국 각지의 매력을 담은 다양한 여행 정보와 관련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