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4.5m 담장도 활활…교도관들 밤새 불 껐다

25일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서 교도소 인근까지 번진 산불을 막기 위해 직원들이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 제2교도소에서 교도소 인근까지 번진 산불을 막기 위해 직원들이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청송 지역에서는 밤사이 교도소 담벼락까지 불씨가 번지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26일 교정 당국 등에 따르면 경북 안동교도소와 청송 지역 경북북부 제1·2·3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의 수용 인원은 약 3500명에 이른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확산하는 기세를 보이자 이 지역 교도소들은 수일 전부터 주변 바닥에 소화전으로 물을 뿌리는 등 대비를 강화했다. 그러나 거센 강풍을 타고 산불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전날 저녁 무렵 경북북부2교도소 주변 산까지 불이 번진 데 이어 약 4.5m 높이의 시멘트 담장에도 잠시 불이 붙었다.

이에 교도관들은 소화전과 소화기 등을 이용해 진화에 나섰다. 다행히 담장 안까지 불길은 번지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약 500명에 이르는 2교도소 수용자들을 다른 교도소로 대피시키는 일도 이뤄졌다.

교정 당국은 바람의 영향으로 산불이 청송 쪽으로 급히 번지자 안동으로 보내려던 호송버스까지 청송으로 우선 이동시켰다. 북부2교도소는 흉악범 전담 시설로 지정된 곳이다. 흉악범들은 이송된 기관에서도 독거실에 분리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1·3교도소 등에서는 환자 등 일부가 먼저 이송됐다. 나머지는 버스에 탑승해 이송을 준비했으나, 바람 방향이 바뀌는 등 불길이 안정되면서 이송을 중지하고 방으로 복귀시켰다.

밤새 잔불 진화 작업 등이 이뤄졌다. 법무부는 "현재까지 인적, 물적 피해는 없다"며 "향후 상황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