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티메프와 홈플러스 [태평양의 미래금융]

홈플러스 '사업계속 포괄허가'
회생법원, 이례적 속도로 결정

상품권 줄줄이 결제 중단 사태
임대차 계약 해지 가능성도 거론
"법리상 문제 없다"지만 신뢰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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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2025.03.04 사진= 한경 최혁 기자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2025.03.04 사진= 한경 최혁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는 지난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이례적으로 같은 날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졌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절차 개시결정과 함께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 결정도 내렸다. 법원은 "정상영업을 계속하기 위한 것으로 매입매출 등 상거래 대금지급, 가맹점주에 대한 대금지급, 직원급여 지급 등을 정상 이행하는 것"이라며 "영업과 관련된 상거래채권은 원칙적으로 정상지급하면서 회생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티메프 사태 재현 우려에 상품권 사용 중단 도미노


지난해 티몬·위메프 회생절차 과정에서 셀러와 고객 피해가 속출했던 경험 때문에 업계에서는 홈플러스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홈플러스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 거래를 주로 하는 대형마트라는 점에서 티메프와는 차이가 있다. 티메프는 고객이 셀러 상품 구매대금을 플랫폼에 지급하고, 플랫폼이 나중에 셀러에게 정산해주는 구조였다. 이 정산 구조가 무너지면서 셀러는 대금을 받지 못하고, 고객은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반면 홈플러스는 공급업체로부터 물품을 받아 협의된 조건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고, 고객은 마트에서 물품을 구입하며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고객이 대금을 지불하고도 물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발생하기 어렵다. 공급업체들은 납품 즉시 대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30일, 60일 어음 등으로 지급받는 경우가 많아 대금 지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법원 발표대로라면 이런 채권은 정상적으로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회생절차개시 직후부터 신라면세점, CJ푸드빌, 에버랜드 등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이 중단됐다. 약 1주일 후에는 대부분의 신용카드사에서 상품권 결제 승인을 중단했는데, 제휴사에서 상품권 사용이 중단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상품권은 상거래 채권에 해당하므로 서울회생법원의 보도자료대로라면 전액 변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 티메프 사태에서 상품권 사용이 거절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피해가 확대되고, PG사 및 신용카드사에도 문제가 발생한 바 있는데, 이러한 경험에서 신용카드사들이 선제적으로 위와 같은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는 정상운영 가능... 실제 변제능력은 '미지수'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회생절차개시 이전의 원인으로 발생한 제반 채권(회생채권)은 원칙적으로 변제를 받을 수 없고, 예외적으로 법원의 허가를 받는 경우에만 변제가 가능하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월 7일경 이미 이러한 허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매장의 상당수는 임차매장이다. 회생절차에서는 별도의 해지사유가 없는 경우라도 회생회사의 관리인이 기존 계약의 '해지'를 선택할 수 있다. 소위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관리인의 이행/해지 선택권이다.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임대료 수준에 비해 수익이 좋지 않은 매장의 경우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선택하는 것이 법률상으로는 가능하다. 아직 홈플러스 측에서 일부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등의 입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회생절차개시 이후 발생하는 각종 채권들은 모두 공익채권(共益債權)에 해당한다. 공익채권은 회생채권, 회생담보권에 우선하며, 회생절차개시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변제된다. 회생절차개시 이후 공급한 물품, 제공한 용역에 대한 대가는 공익채권에 해당할 것이며, 회생절차 중에도 이를 변제하는 데에는 법률상 제약이 없다.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는 이러한 공익채권 변제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홈플러스가 기존 임대차계약 및 물품공급계약, 용역계약 등에 관하여 모두 '이행'을 선택한다면, 적어도 3월 4일 이후에 발생한 대금채권에 대하여는 정상적인 지급이 가능할 것이고, 이에 따라 정상운영이 가능할 수 있다. 따라서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홈플러스의 설명은 채무자회생법상으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물론 이러한 법리적 가능성과 홈플러스의 자력상 실제 변제가 가능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일 것이다.




허승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l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제37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으며 육군법무관(8사단, 육본, 수방사 검찰부장)으로 근무한 후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에 합류했다. 주된 업무분야는 기업구조조정 및 금융규제 등이다. STX조선해양, 삼선로직스, 동양그룹, 쌍용건설, 삼부토건, 파인리조트 등 회생절차에 대한 자문과 경남기업, 태영건설 등의 워크아웃 자문을 수행한 바 있고, 정상기업의 구조개편과 관련하여 메리츠금융그룹의 포괄적 주식교환, 마스턴투자운용의 구조개편, LIG그룹의 구조개편 등 자문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다수 금융기관의 책무구조도 도입 프로젝트, 금융감독당국의 검사대응, 디지털 금융 산업 전반에 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그 외에 아일랜드CC, 남춘천CC, 아트밸리CC, 더플레이어스CC 및 한림용인 등 골프장의 M&A와 체육시설법 관련 자문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

태평양의 미래금융전략센터(센터장: 한준성 고문)는 2024년 5월 출범하여, 금융권 디지털 혁신 가속화와 금융 기술 발전에 발맞춰 가상자산·전자금융·규제대응·정보보호 등 금융 및 IT 분야 최정예 전문가들로 진용을 구축하고 있다.